11월 15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I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의 고품격 클래식 콘서트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ACC 클래식 공연 브랜드의 일환인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중 유독 눈에 띄는 곡이 바로 김대성 작곡의 교향시 <민주다>.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각 나라의 고유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 나라의 훌륭한 클래식 명곡들을 수준 높은 연주로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체코의 민족주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첵의 이름을 딴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름부터 체코 음악의 자부심이 느껴지며 드보르작이나 야나첵 등의 체코 작곡가를 주 레퍼토리로 하여 해외에 체코 음악을 홍보하고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11월 15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1에서 열리는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11월 15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1에서 열리는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 날 연주되는 김대성 작곡의 교향시 <민주>는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으로부터 2018년 '님을 위한 행진곡'의 세계화 사업 일환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의 모티브와 사상을 바탕으로 스핀- 오프 방식으로 김대성에게 위촉한 곡이다. 올해 9월 25일 광주시립교향악단과 독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의 연합 공연으로 독일 뮌헨의 칼 오르프 홀에서도 연주된 작품이다. <민주>는 원래 교성곡으로서 합창과 국악기가 첨부되어 있는데 독일 공연을 위해 합창과 국악기를 빼고 대신 타악기의 개수를 확대하고 피아노의 역할을 다각화하면서 오케스트레이션적 효과를 대폭 보강한 교향시로 전환하였다. 작곡가 김대성은 곡을 쓰는 내내 망자와 산자들의 원한과 분노를 담아내고자 하여 민중의 함성 즉 '님을 위한 행진곡'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전까지 감정의 끈을 놓지 않고 영원한 민주(民主)의 세상이 도래하는 아름다운 새벽을 그렸다.

10월엔 서울시향과 고양시 교향악단에 의해 1주일 간격으로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연주되더니 이번에는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이 야나첵 필하모닉과 서울시향에 의해 또 1주일 사이로 울려진다. 러시아 토속적 색채와 넘치는 생명감,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박진감과 유머러스함, 전통적인 3악장의 형식을 취하고 잦은 대위법의 구사로 작곡된 1920년대의 사조인 신고전주의 경향도 보이는 5개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유명하고 황홀한 판타지로 중무장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협연자로 나서는 루카스 본드라첵(Lukas Vondracek)은 한국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2016년 피아노 부분 1위 수상자이다.

이날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체코의 위대한 작곡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이다. <신세계에서> 교향곡으로 드보르작이 으레 알려져 있긴 하지만 체코, 보헤미아의 정취와 토속적인 색채는 7번 교향곡이 훨씬 농후해서 광주에 앉아서 체코, 보헤미안의 여러 지방과 살아있는 민초들의 일상, 녹아 있는 민족성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슬라브 무곡의 확장판 같은 물씬거리는 도나우강, 노을 지는 체코 브르노의 가을 저녁, 낙엽 지는 프라아의 거리와 연인들, 이 모든 것들의 화룡점정은 이 모든 것을 체화하여 체코의 민족음악을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키는 지휘자 레오스 스바로프스키(Leos Svarovsky)다. 우리나라도 김대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영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같은 자국 출신의 작곡가의 이름을 딴 악단이 오랜 세월에 걸쳐 활동하여 전통이 되어 외국에 나가 한국의 혼과 우리 한국음악을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런 지휘자와 연주단체가 어서빨리 만들어지고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체코의 민족음악을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켜 해외에 전하는 문화파수꾼이자 전도사 지휘자 레오스 스바로프스키
체코의 민족음악을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켜 해외에 전하는 문화파수꾼이자 전도사 지휘자 레오스 스바로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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