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제를 실시한지 10여년이 되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은 ‘풀뿌리민주주의’의 표상으로 끊임없이 발전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면서 이제는 지자체 자체가 하나의 기업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각 지자체마다는 스스로의 경제발전정책을 마련하고 실천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지자체에게 마주 문호를 개방하면 어떨까. 이미 농수산식품부가 다양한 마필산업 육성정책을 구사하면서 많은 지자체들이 말산업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지자체에게 마주 문호를 개방한다면 마필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자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마주인건 부산마주이건 손해를 보는 마주들이 속출하면서 많은 마주들이 스스로 마주지위를 포기하고 있다. 선진경마국에서는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대우를 받는 마주들이 한국에서는 왜 이럴까. 그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경제적인 손실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마주라는 지위가 명예를 우선시하는 신분이라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손실이 생긴다면 매력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선진경마국 특히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경주마만 소유하면 재산의 정도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마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비싼 경주마의 경우는 신디케이트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경주마 1두가 주식회사 형태가 되기도 한다. 신디케이트의 경우는 비단 미국 뿐만아니라 영국이나 아일랜드 호주 일본과 같은 나라들도 아주 자연스럽게 실시되고 있다.

경마는 모든 과정이 철저한 경쟁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함께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냉엄한 자본주의 혹독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으며 다양한 형태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신디케이트마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실현은 되지 못했다. 실현이 되지 못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경주마 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의 사고를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마산업의 발전은 모든 중심이 경주마에 있어야 한다. 경주마에 대해 각종 규제와 통제를 하다보면 경마산업 발전의 길은 막힐 수밖에 없다.

만약 지방 자치단체에게 마주 자격을 부여한다면 국가적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손해를 보는 지자체와 이익을 취하는 지자체가 공존을 하겠지만 경마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가 마주를 하게 된다면 서로 좋은 경주마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해 공정경마가 확립되는 것은 물론이고 눈부신 경주마의 질적 향상도 이뤄 질 것이다. 질이 높은 경주마가 많이 확보된다면 경마의 품질은 그만큼 당연히 좋아지는 것이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아무래도 지자체는 예산편성을 통해 개인 보다는 고가의 경주마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주자격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지방의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경마에 대한 일반의 부정적 이미지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마주활동을 통해 경마대회에서의 우승 등으로 해당지역은 명예도 얻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지역을 홍보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지자체에게 마주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훨씬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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