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초연되는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스페인어로 '감정이입', '공감'을 의미하는 엠파티아보컬앙상블(단장 소프라노 유정)이 제작하는 창작 오페라 <밥할머니>(작곡 성용원)가 고양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초연된다. 2015년부터 고양시를 중심으로 경기 북서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성악 단체인 엠파티아보컬앙상블은 돗자리음악회, 담장에 흐르는 가곡의 향연, 생생음악회 등을 매년 개최하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올 10월에도 고양 신원동의 향교에서 송강 정철의 가사에 작곡가 성용원이 음악을 붙인 <송강별곡>을 초연하면서 지역 문화재를 활용한 콘텐츠 작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 이번 오페라도 기대가 크다.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공식 포스터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공식 포스터

임진왜란 당시, 행주산성에 남녀 젊은이를 이끌어 권율 장군을 도와 일본군을 무찌른 밥할머니 설화를 소재로 <밥할머니>에 연출은 신홍철이 맡았으며 각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밥할머니: 소프라노 양지연, 권율장군: 베이스 강병주, 왜장: 테너 조윤진, 달래: 소프라노 이경희, 손녀: 소프라노 신진희, 할아버지: 바리톤 신인수,건덕: 테너 정원영, 부하: 테너 임남훈에 김보람과 임수정이 피아노를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제작진과 출연진 프로필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제작진과 출연진 프로필

이태리 오페라는 현지인에게는 대중들과 같이 호흡하고 즐겨 부르고 듣는 노래지만 문화적 배경과 생활풍토, 환경, 여건, 정서가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까지 이걸 곧이곧대로 해야 하나 하는 점에 대해 회의가 든다.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우리 노래를 놔두고 이태리 노래를 누가 이태리 사람같이 잘 부르거나 그들보다 더 잘 부르고 우리나라 판소리나 마당극에 비할 수 있는 오페라를 더 잘하냐 경쟁하고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소재와 정서를 우리 언어에 최적화된 발성과 연기로 불러 적어도 10번 정도 일정 기간 장기 공연을 한다면 대한민국에도 오페라의 공급을 넘어 정착이 될 거라 확신한다. 일례로 지난주 한 콘서트에서 바리톤 김성일이 부른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는 오페라 배역에 용해된 가수의 열창과 연기로 관중들이 즐거워하고 모두 열광하였다. 왜 가수가 피가로를 연발하고 손가락으로 위, 아래를 가리키고 찌르고 갖은 포즈를 다 취하면서 액션을 취하는지도 모름에도 관객들이 몰입되어 즐거워하였다. 그런 아리아가 한국어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스타일로 작곡된다면 그게 바로 오페라든 뮤지컬이든 마당극이든 오페라의 본류에 근접하고 소통할 수 있다. 그런 아리아와 노래도 분명히 이번 <밥할머니>에 포함되어 있다. 왜장의 악행에 분해하고 밥할머니의 성스러운 출연와 '강강수월래'에 신비해하고 의병을 호소하는 소리에 뜨거운 의협심을 느끼고 권율 장군과 함께 행주산성에서 왜병을 무찌르는 호쾌함을 느끼면서 오페라가 결고 박제품이 아닌 우리 삶에서 같이 웃고 떠들고 즐길 수 있는 민중예술이라는 걸 각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게 단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상연으로 규모도 커지면서 그랜드 오페라, 뮤지컬, 음악극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

주인공 밥할머니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양지연이 아리아 '강강수월래'를 부르고 있다.
주인공 밥할머니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양지연이 아리아 '강강수월래'를 부르고 있다.
일시: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장소: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후원: 고양시, 경기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
예약문의: 010-2609-4993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연습 장면 (사진제공: 엠파티아보컬앙상블)
창작오페라 밥할머니 연습 장면 (사진제공: 엠파티아보컬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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