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말(馬)을 브랜드명이나 심볼·로고로 만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는 브랜드명을 이렇게 정의했다. “브랜드명이란, 특정 판매자가 그들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드러내면서 경쟁그룹 상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시키기 위해 만든 명칭, 용어, 표지, 심볼 또는 디자인이나 그 전체를 배합시킨 것이다.”라는 말로 브랜드 의미를 설명했다. 즉, 브랜드는 기업이나 상품과 서비스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경쟁자와의 차별화가 핵심 기능이라는 것이다.

모든 브랜드에는 경쟁기업과 상품, 서비스의 차별화(Different)를 위해서 또 자사의 철학과 정체성(Identification)을 나타내는 심볼·로고를 갖는다.

1945년부터 사용되는 에르메스 심볼·로고.(사진출처: www.hermes.com)
1945년부터 사용되는 에르메스 심볼·로고.(사진출처: www.hermes.com)

티에리 에르메스(Thierry Hermes)는 1837년 말, 안장 등 마구용품을 만들던 회사였다. 지금은 가죽제품을 비롯해 의류, 시계, 스카프, 향수 등 16개 제품군을 생산하지만 가죽제품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명품 위의 명품'으로 손꼽는 에르메스의 로고·심볼 제작 스토리에 대해서 살펴본다.

에르메스의 심볼·로고는 프랑스 화가, ‘알프레드 드 드뢰’의 19세기 석판화 ‘르 뒤끄 아뗄(Le duc attele)’에서 영감을 얻었다.

두 마리의 말이 끌고 있는 사륜마차는 ‘뒤끄’라는 이름의 고급마차로 에르메스와 고객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아한 디자인의 마차와 새롭게 단장한 말과 빛나는 마구, 말 앞에 서 있는 마부는 고객을 기다리는 에르메스를 형상화한 것이다.

에르메스 심볼로고의 기원이 된 ‘알프레드 드 드뢰’의 석판화.(사진출처:구글에서 갈무리)
에르메스 심볼로고의 기원이 된 ‘알프레드 드 드뢰’의 석판화.(사진출처:구글에서 갈무리)

에르메스가 오렌지색 심볼·로고 칼라를 채택한 배경은 이렇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으로 인해 염료가 부족했던 시기에 오렌지색이 천연가죽 색과 가장 흡사했고 또 가장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馬)은 여러 가지 상징이 있는데 성(性)의 상징으로써 말을 타는 것은 성행위를 나타낸다. 통치자의 권위와 정통성을 드높이고, 하늘과 땅을 오가는 신성함, 재산과 권위, 의리와 충절, 힘과 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요약하여 한마디로 표현하면 남성성(性)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남성성(性)으로 상징되는 에르메스 심볼·로고의 말은 명품을 구매하는 여자 심리에 적절하게 부응한다. 명품가방 에르메스를 소유함으로써 갖는 과시욕과 우월감을 동성뿐만 아니라 이성인 남자들에게도 맘껏 드러내면서 충족시킬 수 있다.

공짜선물은 누구나 다 좋아 하지만 특히 여자는 사랑하는 남편이나 연인으로부터 명품 선물 받기를 원하는 심리가 짙게 깔려있다. 여자는 고가의 명품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돈과 힘을 소유한 백마(오늘날은 고급 승용차) 탄 왕자님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기대심리를 갖는다. 이러한 두 가지 여자 심리를 보면 에르메스의 말 심볼·로고는 여자들에게 사랑받기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

여자들이 선망하는 브랜드 에르메스의 심볼·로고는 에르메스라는 브랜드명과 석판화의 말 그림, 여자의 본성 등이 서로 창의융합하여 탄생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패션 분야에서는 이러한 명품 브랜드를 갖지 못했다. 전 세계 5대 제조 강국이면서 탁월한 문화예술 감각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머지않아 문화예술 잠재력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에르메스 이상의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1945년부터 사용되는 에르메스 심볼·로고.(사진출처: www.hermes.com)

 

위경환 대표/ 위경환창의융합훈련소 ideacoach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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