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10월14일에 열린다. 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경마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국회의원들의 바보 같은 질문들이 쏟아지곤 했었다. 경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국회의원들은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잘못된 언론보도, 지역주민들의 표의식 등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 질책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이런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

올해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마사회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사안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서 경마를 제외시키도록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지난 2006년 여름 우리나라는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게임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해 큰 혼란을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기회삼아 일부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이 야합하여 소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제정하고, 이 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다이야기’ 때문에 생긴 사감위에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게임물 등 불법 사행산업은 몽땅 빠져 있다는 점이다.

사행에 대한 국어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요행을 노림’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마에는 요행이 작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게임이다. 경주마를 분석할 때는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어떤 목장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육성되었는지 어떤 조교사가 어떻게 순치를 시키고 훈련을 시켰는지 어느 기수와 호흡이 잘 맞는지 등 무려 100여 종류가 넘는 우승요인을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사행성 게임물이나 복권 카지노 등과 같이 그저 모든 것을 운에 맡기고 요행을 바라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렇듯 경마는 사행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만약 경마가 사행이라면 세상에 사행 아닌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식도 사행이며 부동산 투자도 사행이므로 사감위가 통합규제를 해야 한다.

지난 2005년 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행산업의 총매출은 45조에 이르고, 이중 합법적 사행산업이 차지하는 매출은 약 11조에 불과하며 34조원이 세금 한푼 내지않고 불법적으로 움직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사감위의 모태가 되었던 불법도박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감위는 아직까지 사설경마를 비롯한 불법도박, 온라인불법도박 등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사감위의 대책은 ‘사설경마 발전정책’이 되고 말았다.

턱없이 늦었지만 국회는 이제라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사감위법 개정 또는 폐지를 서둘러야 한다. 최근 온라인을 휩쓸며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온라인불법도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실제로 국민을 위협하는 불법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피폐해진 농축산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필산업의 규제는 당연히 철폐되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국정감사에 참여하는 국회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경마의 본질을 정확히 알리고 사감위법에서 경마가 제외되도록 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한국경마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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