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그란디어
-지난해 출전두당상금순위(50전 이상) 2위 랭크돼 정상급 씨수말로 급부상
-장거리 성향에 치우치지 않는 국내 최적화된 씨수말로 기대치 높여

‘인그란디어’(금악목장)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2006년 국내에 도입돼 올해로 교배 7년째를 맞고 있는 씨수말 ‘인그란디어’는, 2세마 첫 데뷔해인 2010년 프레쉬맨사이어 24위에 그쳤지만, 2011년 리딩사이어 28위, 2012년에는 7위로 껑충 뛰며 가파른 순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50두 이상의 자마를 배출한 씨수말 중 출전횟수당 평균상금부문에서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고, 출전두수당 상금부문에서는 당당히 2위에 올라있다.
현역시절 일본 장거리 최고 대회 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인그란디어’는 자마들 역시 다소 장거리 성향에 치우칠 것이란 전망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경주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자마들의 맹활약으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2번의 장거리 경주(1800M)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대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운해’와 21일 열린 에서는 ‘지금이순간’이 쟁쟁한 국산 스프린터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마들이 단거리에서 약점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
그렇다면 ‘인그란디어’의 유전력 근원은 무엇일까.
‘인그란디어’의 부계는 ‘리파르’-‘댄싱브레이브’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클래식 혈맥이다. (‘댄싱브레이브’는 국제경마연맹이 선정한 사상 최강의 경주마 1위) 같은 부계의 국내 씨수말로는 ‘리비어’가 대표적이다. 외조부계 ‘로베르토’, 모계는 일본 블러드메어 사이어 ‘노던테이스트’라는 걸출한 진영(?)도 갖추고 있다. 특히 ‘인그란디어’의 혈통에서 엿볼 수 있는 노던댄서의 근친배합(4*4)은 그의 클래식 성향을 더욱 짙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스피드 성향의 모마와 상당히 좋은 배합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지금이순간’(2012년 코리안더비 우승), ‘무패승리’(2011년 KRA컵 마일 3위) 등이 배출된 것도 좋은 배합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국내 씨암말의 혈통이 대부분 단거리 성향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인그란디어’와의 닉스배합은 매우 자유로운 셈이다.
특히 ‘인그란디어’ 자마들의 호성적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민간 목장의 씨수말이라는 상대적인 핸디캡(?)을 충분히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그란디어’가 본격적으로 교배에 투입된 2007년은 공교롭게도 ‘메니피’, ‘비카’ 등 한국마사회가 고가 씨수말이 도입된 시기와 때를 같이해 생산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국마사회 최우수 3세마와 경마문화상 연도대표마에 오른 ‘지금이순간’ 같은 경주마가 탄생했다는 점은 역시 ‘인그란디어’의 역량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씨수말을 평가하는 척도는 자마들의 꾸준한 활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챔피언마를 배출했느냐 여부에 좌우된다. 북미의 경우 우승마를 배출한 씨수말은 다음해 교배료가 급상승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고가 씨수말과의 대결에서 일당백 활약을 펼치고 있는 민간목장 씨수말의 선두주자 ‘인그란디어’, 과연 그가 ‘지금이순간’을 필두로 ‘제2,3의 지금이순간’을 통해 국내최강의 유전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2012년 주요 씨수말 성적 비교 (서울-부경 전체, 단위 : 천원)

씨수말 데뷔 연도 총수득상금(순위) 출전자마 우승자마 출전횟수당 평균상금(순위) 출전두당 평균상금(순위)
메니피 2010 6,927,782(1위) 111 64 9,337(1위) 62,412(1위)
엑스플로잇 2008 4,037,501(2위) 130 42 4,286(8위) 31,058(8위)
인그란디어 2010 2,750,101(7위) 57 29 6,563(3위) 48,247(2위)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