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월요일 오후 7시,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개최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의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책 출판 기념 북콘서트 관련 뉴스와 기사를 볼 때마다 필자의 시선은 불안을 담아 오른쪽으로 향한다. 북콘서트 내용이 그리고 황운하의 행적이 궁금한 게 아니라 단상 위 오른쪽에 꼬다 만 보릿자루같이 방치된 그랜드 피아노에 신경이 쓰여서이다. 연주도 하지 않을 거면서 왜 뚜껑을 열어 놓았을까? 행사 식순에 피아노 연주가 포함된 음악 콘서트도 같이 하나? 그렇다면 대담을 나누는 출연자들 뒤에 놔두면 될걸 왜 한편으로 밀어 넣었을까? 식전 연주를 하고 옆에다 놔둔 걸까? 그렇다면 뚜껑을 닫고 이동을 해야 하는데 저렇게 열어 놓고 밀면 안되는데...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더니 음악인인 필자의 눈에는 피아노만 보인다.

12월 9일 대전시민대학에서 열린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의 출판기념 북콘서트

알고 봤더니 북 콘서트를 마친 황 청장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을 피아노 앞에 직접 연주했다고 한다. 피아노가 가구 같은 데커레이션이 아닌 그래도 악기로서의 기능에 충실했고 출연자가 실연을 하였다고 하니 안도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였을까? 하는 질문이 또 꼬리를 문다.

사진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25&aid=0002959119, 사진저작권: 프리랜서 작가 김성태
사진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25&aid=0002959119, 사진저작권: 프리랜서 작가 김성태

황 청장의 개인적인 선호로 선곡을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사전에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 때문에 괜히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바로 박경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직접 피아노 앞에서 치면서 올린 월광 소나타 영상인데 정치 성향을 떠나 좀 오그라든다.

박경미 의원은 방송 서두에 비전공자가 이런 주옥같은 명곡을 치니 애쓰는구나 하고 봐주라고 부탁했는데 다른 의미에서 '참 애쓰는구나~'하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월광 소나타의 1악장이 주제 선율을 드러내지 않고 은근하게 드러내는 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고 생각하며 문재인 정부의 피날레는 월광 소나타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3악장처럼 뜨거운 감동을 남길 것이라고 하면서 곡이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로 차분하게 시작하지만 크레셴도(점점 세게)로 커지기도 하고 데크레셴도(점점 여리게)로 작아지기도 하는 것처럼 종장인 3악장에 도달해 그동안 추진하던 정책들이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하면서 월광 소나타에 현 정부의 상황을 입혀 해석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의 영어 제목이 뭔지 아는가? Moonlight! 달빛의 앞자 Moon이다. 총선이 다가와서 그런 걸까? 평상시 수학전문가로서의 그녀만의 콘텐츠를 정치와 사회에 적용한 전문성과 혁신에 감복해서인지 뒷맛이 개운치 않다. 국회의원은 입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정책가를 지향하면 좋으려만.... 그래서 그런지 황운하 청장이 연주한 곡도 박경미 의원과 같은 Moonlight 소나타라니.... 그래..그저 우연에 불과할 거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