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마사회 국정감사
- 대부분 국회의원들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여전
- 부실 판정받은 사감위 자료 인용하는 모순을 보이기도

2008년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이계진 의원(한나라당)이 마사회노조에 대해 `배부른 돼지`라고 표현해 마필산업 종사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종합계획안이 이미 부실과 오류투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인용해 마사회 질타에 나서면서 마필산업전체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계진 의원은 지난 14일(화) 오전 11시부터 한국마사회 회의실에서 실시된 2008년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김정구 마사회 노조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요청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연뒤 "국민들을 도박판으로 내몰면서 살찐 돼지의 모습으로 흥청망청하는 마사회 노조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며 이미 부실과 왜곡이 드러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마사회를 질타했다. 이계진 의원은 사감위의 편협한 자료를 마치 진실인양 인용하며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한 극장에서 방영하는 마사회 광고를 국감장에서 보여주기 위해 전날 미리 점검했지만 DVD가 망가졌다고 하면서 마사회가 국감을 방해 했다며, 국감 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고쳐놨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마사회가 극장 및 옥외 전광판 등을 통해 상영한 ‘어제 이 여자에게 무슨 일이?’ ‘어제 그 남자에겐 무슨 일이?’ 등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여주면서, “마사회가 도박 중독의 치료·예방 사업에 연간 10억원 안팎을 쓰면서 동시에 ‘호객 광고’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는 건 칼로 찌르고 반창고 붙여주는 격이다”고 질타했다.
또한 김광원 마사회장이 지방세가 적은 것은 제도 때문이고, 광고심의위원회를 거친 광고이며, 앞으로 승마광고와 건전광고를 통해 사행성 이미지 탈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을 했지만, 이 의원은 마사회가 국민을 도박으로 끌어넣는 경영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김광원 마사회장에게 농해수위원장을 역임할 때도 그런 생각으로 국감을 했느냐고 했다.
한편 이계진 의원의 `배부른 돼지` 발언이 알려지자 마필산업 종사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사회 직원은 "돼지보다도 못한 수준의 발언"이라며 "아나운서 출신이 최소 예의의 용어조차 구사하지 못하는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계진 의원은 지난 회기 국회에서도 각종 경마규제법안을 발의하는 등 마필산업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특히 원주장외발매소 개설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경마의 본질에 대한 인식은 도외시한 채 부정적인 편견에만 매몰돼 교양인으로서의 한계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국정감사에는 예년과 달리 모든 의원들이 참석하고,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이 자리가 모자를 정도로 이례적인 성황(?)을 보였다.
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시작전 사전질의를 통해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봉하 차관의 증인 출석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마사회 국정감사가 한동안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결국 농수식위원장인 이낙연 감사반장은 “100여명의 고위공직자가 농민에게 지급될 직불금을 수령했다며 문제가 되고 있는 이봉하 차관이 그중 하나다”라고 밝히고 직불금 수령자 명단 제출을 위원회에 요청하겠다고 사전질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마사회 국정감사에 돌입했다.
2008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은 김광원 마사회장의 낙하산 인사, YTN 주식 보유 관련, 직원 해외출장, 직원 급여 및 성과급 지급, 장외발매소 관련, 불법사설경마 관련, 특별적립금 및 사회환원 관련, 사감위 관련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첫 질의에 나선 류근찬 의원(자유선진당)은 “국감에 앞서 ‘화장실에서 고객의 웃음이 마사회의 개혁이다’라는 문구를 봤다”고 말문을 연 뒤 마주실 환급률이 일반실에 비해 10%가량 높은 이유가 무엇이냐며, 정보 편향성에 대해 지적하고 시정을 요청했다.
또한 불법사설경마가 경마산업의 사회환원 재원을 가로채고 있다며 마사회 내부의 단속직원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사법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전담반 신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질의순서를 앞당겨 두 번째로 질의에 나선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김광원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마사회가 국민의 건전한 여가생활을 제공한다는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질의에서는 사행산업중 경마가 가장 규모가 크다며 과감한 개혁을 통해 사행성을 줄일 것을 요구했고, 마사회가 보유한 YTN 주식 매각설과 청와대의 매각 압력이 있었는지 질의하고 당당한 대처를 부탁했다.
또한 개발한 비실명카드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와 승마활성화에 대한 의지, 장외발매소 관련, 농촌희망재단의 불투명성과 명칭을 농어촌희망재단으로 바꿔야 한다고 것을 거론했다.
한편 시작부터 마사회노조를 ‘살찐 돼지’운운하며 국감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든 이계진 의원(한나라당)은 특별적립금 출연과 사회적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낫다고 주장하고, 마사회 직원의 높은 임금과 예산낭비, 방만 경영을 들며 마사회를 ‘배부른 돼지’라고 비하했다. 그리고 마사회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여주며 국민들에게 경마장에 와서 인생역전을 하라는 것이냐고 묻고, 김광원 회장의 답변에 대해 “마사회의 국민을 도박으로 끌어넣는 경영방식이 문제 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하고, “농해수위원장으로 국감에 참여했을 때도 그런 생각으로 국감을 했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학용 의원(한나라당)은 경마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광원 회장의 취임으로 마사회가 더 발전할 것이라 말했다. 마사회가 도박중독자 치유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비판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이미지 쇄신을 위해 기부금을 증가할 계획이 있나를 물었다.
신성범 의원(한나라당)은 한국경마의 국제화에 대한 질문과 사감위의 사전의견수렴 여부 등에 대해 질의하고, 국제화 추진과 사감위와 합리적인 조정을 하라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민주당)은 과거 김광원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마사회 국감을 했을 당시 속기록을 거론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집중 거론했다.
김성수 의원(한나라당)은 98년 마사회의 잘못된 구조조정으로 퇴직된 3급이하 직원에 대해 후속조치가 없었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8 국정감사에서 각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똑소리 나는 답변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광원 회장은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정치권에서 온 것이 낙하산이라면 낙하산이라 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내년을 마사회의 개혁원년으로 삼겠다며 개혁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마사회의 특별적립금 및 사회환원 등과 관련해선 법률개정이 필요하다며 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사감위와 관련해서는 사감위의 종합계획은 논리상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고, 종합계획대로라면 경영적자가 불가피로 마사회 존립의미가 없어진다며 향후 마사회의 변화를 지켜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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