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용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장이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 KRA 말산업연구소 창립 심포지엄에서 말산업 전문가들 한목소리
- 말산업연구소의 향후 연구 방향 등에 대해 대안과 충고 아끼지 않아

한국경마 91주년을 기념한 지난 16일, KRA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는 말산업연구소(소장 정준용)의 본격 출범을 알리는 현판식과 ‘말산업 연구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말산업계에 적재한 문제점들이 언급되며 말산업연구소의 향후 연구 방향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고 지적됐다.

‘말산업 연구 방향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천하제일사료의 장익훈 부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발제자로 나섰다. 장 부장은 2011년에 조사된 국내 30개소 승마장 영양 실태를 발표하며 57%가 말 사료 일일급여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승마장 경영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장익훈 부장은 “현재 국내 말산업의 기초 체력이 부족한데 그 근본 원인은 말(馬)문화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말산업연구소와 같은 기관 단체의) 이론 연구와 말문화 형성, 기반 시설 등은 말산업의 기본 뿌리”라며, 현재는 기초를 다지는 단계지만 제대로 말산업이 열매를 맺으려면 뿌리부터 잘 내려야 한다고 했다.

또 말산업육성법 이후 오히려 관련 사업체들이 더 어려워진 현실을 지적하며 “말산업을 사업적 측면의 활성화보다 큰 틀에서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수요와 수익이 창출된다”고 지적했다. 말산업연구소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말산업의 뿌리가 잘 내리려면 사람이 먼저”라며, 말의 영양과 생리를 연구하는 연구 전문 인력 육성, 학계에 전문 연구 기회 제공을 통해 승마와 경마 분야의 정확한 지식을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노경상 말산업발전협의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 시간에도 말산업 연구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14일 화요일자로 새로 부임한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축정과장은 “말산업연구소의 활동과 심포지엄을 통해 나오는 말산업에 관한 기초 아이디어를 적극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김한호 서울대 교수는 “공기업 연구소는 시어머니가 많다”며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연구소 초기 2~3년은 존립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며, “확고한 신념과 철학이 담긴 말산업 비전, R&D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학교 국립한경대 교수는 말산업연구소의 정체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공공 연구소인지 마사회 부설 연구소인지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정준용 소장이 밝힌 대로) 마사회 내부 뿐 아니라 외부의 주요 인력들에게도 연구소를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또 “말산업 분야에 산재한 문제들을 파악해 속 시원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어로 참석한 장용석 내륙말생산자협회장은 “말산업연구소가 확실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며, “말산업 현장에 많은 아이템이 있는데 이를 발굴해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또 화성시청 축산과의 양금모 주무관은 “말산업연구소의 향후 정책이 지자체와 연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말산업 관련 주요 내빈, 승마업계 관계자, 지자체 관련 부처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가 국내 말산업의 중심 센터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기대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준용 말산업연구소장은 “오늘 심포지엄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향후 말산업연구소의 로드맵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현장 연계 연구 추진, 외부 대학 및 단체와 연계해 개방형 연구 체제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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