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헌 한국축산학회 마(馬)연구회장

2019년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며 늘 세모(歲暮)에 느끼는 마음이지만 아쉬움과 함께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겠지, 좀 더 행복할 수 있겠지 하는 바람으로 위로를 삼고자 합니다.

우리 한국축산학회 마(馬)연구회가 매 연말 실시하는 추계 심포지움을 올해는 특별히 말생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듣고 이들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그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우리나라 대표적인 말생산 주체인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한라마생산자협회,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한국쿼터호스협회 등의 대표를 모시고 ‘국내 말생산업 현황 분석 및 미래가치 창조를 위한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다양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모든 말생산자 대표들의 화두는 말생산 능력과 기술보다 말 수요가 없어 더 이상 말생산업의 추진 동력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여기서 꼭 짚어지는 비판이 말생산업의 정책수립과 지원을 하고 있는 기관과 단체에 대한 문제점 제기였습니다. “그들은 진정 우리의 아픔을 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인 것입니다. 이처럼 신뢰성이 상실되면 각 주체들이 독립적으로 자기이익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현장에서는 많은 혼란과 갈등이 초래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불법적인 일까지 자행되어 그 피해가 외부로 노출되면서 말산업에 대하여 언론이나 외부 기관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될 수밖에 없어 대한민국 말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틀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될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말생산업은 말산업의 근본이요 토대가 되는 산업입니다. 더 이상 일반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이 바라보는 저급한 관점에서 말생산업의 구조와 가치를 형성하고 관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은 도시와 농촌의 삶과 문화를 연결하며 건강하고 유쾌한 국민들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훌륭한 생명자원(生命資源)산업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도박산업이니, 귀족산업이니 하는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말산업 주체들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과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는 겸손함과 처절한 자기반성 그리고 정부나 말산업 주도기관의 책임 있는 법률과 제도적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말산업특구인 경기도가 말산업 발전을 위해 레저세 수입의 일부를 말산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말산업육성기금설치 및 조례”를 제정하여 2020년부터 독자적인 말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말산업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혁신적인 정책으로 마땅히 칭찬받고 박수받아야 합니다. 다른 말산업특구들도 새해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말산업 발전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 해주기 바랍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에는 말산업 가족들의 눈물이 닦여지고 꿈과 기쁨 그리고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지길 소망해 봅니다.

말산업 가족 여러분!

경자년(庚子年) 새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모두 보람 있게 성취되는 복된 한 해이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19년 세모(歲暮)에 아쉬움과 소망을 나누며

정승헌 교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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