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달러 가장 비싼 총상금 내건 사우디컵, 2월 29일 첫 개최
‘스포츠 워싱’ 논란 속 골프·축구·포뮬러 등 대형 대회 유치 이어져

브리더스컵 더트 3위 입상 ‘블루치퍼’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 출전
‘백문백답’, ‘투데이’, ‘그레이트킹’도 출전해 ‘돌콩’ 영광 이어갈 듯

2020년에는 세계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중동 부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볼 수 있다. 골프(1월, 유러피언투어, 총상금 300만 달러), 축구(1월, 스페인 슈퍼컵, 4,200만 유로), 포뮬러E 모토레이싱(2020 다카르 랠리) 등이 연초부터 연이어 열린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마는 ‘사우디컵’을 최초로 개최하며 단일 대회 최고 상금(2,000만 달러, 한화 240억 원)을 내걸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JCSA)은 2020년 2월 29일 수도 리야드(Riyadh) 소재 킹 압둘라지즈(King Abdulaziz) 경마장에서 제1회 ‘사우디컵’을 최초로 창설, 개최한다고 밝혔다. 킹 압둘라지즈 경마장 모래 주로(더트)에서 1,800m 경주로 열리며 4세 이상 14두가 출전할 예정이다. 우승 상금만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로 단일 경주 최고 상금이 걸렸으며 2위부터 10위까지 나머지 상금을 분배한다.

메인 경주인 사우디컵 외에도 7개 경주가 같은 날 열린다. 아랍종 경주마가 출전하는 오바이야 아라비안 클래식(The Obaiya Arabian Classic, 모래 주로 2000m, 190만 달러), 자키클럽 핸디캡 경주(The Jockey Club Local Handicap, 모래 주로 1800m, 50만 달러), 홍해 터프 핸디캡 경주(The RED SEA Turf Handicap, 잔디 주로, 3000m, 250만 달러) 등으로 모래 주로 4경주와 안쪽에 조성 중인 잔디 주로에서 3경주가 마련됐다. 사우디컵을 포함해 대회 전체 상금은 무려 2,920만 달러(약 350억 원)에 달하는, 역대급 경마대회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JCSA)은 2020년 2월 29일 수도 리야드의 킹 압둘라지즈(King Abdulaziz) 경마장에서 제1회 ‘사우디컵’을 최초로 창설, 개최한다. 전체 상금이 무려 2,920만 달러(약 350억 원)에 달하는, 역대급 경마대회다(사진= www.facebook.com/thesaudicup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JCSA)은 2020년 2월 29일 수도 리야드의 킹 압둘라지즈(King Abdulaziz) 경마장에서 제1회 ‘사우디컵’을 최초로 창설, 개최한다. 전체 상금이 무려 2,920만 달러(약 350억 원)에 달하는, 역대급 경마대회다(사진= www.facebook.com/thesaudicup 갈무리).

1월 25일 미국 플로리다 걸프스트림 파크 경마장에서 열리는 총상금 900만 달러의 페가수스 월드컵(터프 초청 경주 포함)과 3월 28일 총상금 1000만 달러의 두바이 월드컵 중간에 시행되는 징검다리 대회로 세계 최강의 더트 경주마들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페가수스 월드컵에서 1위부터 3위에 입상한 경주마는 사우디컵 우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총 14두 출전 예정인 가운데 2두는 자국 사우디 경주마에 배정한다.

초청 경주마는 등록비와 출전비를 포함해 원정 비용까지 주최 측인 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이 부담하나 마감 후 추가 등록비용은 2억 원(20만 달러)이다. 1차 등록 마감 기한은 1월 7일이었으며 최종 엔트리는 2월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사우디컵에 최고 상금 타이틀을 내준 ‘두바이 월드컵’의 10주 대장정은 2020년 1월 2일부터 시작한다. 경마 월드컵이라 불리는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Dubai World Cup Carnival)’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레이싱클럽(Dubai Racing Club)에서 주관하고 메이단 경마장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로 예선 격인 카니발(1월 2일~2월 27일)과 준결승 격인 슈퍼새터데이(20년 3월 7일), 결승전 성격의 두바이 월드컵(3월 28일)으로 치러진다.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에는 지난 11월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경주에서 3위로 입상한 ‘블루치퍼’ 등 대한민국 대표마 4두가 출전한다. ‘블루치퍼’ 외 국제신문배 경마대회를 우승한 ‘백문백답’, 원정마 중 유일한 국산마 ‘투데이’(이상 김영관 조교사)와 장거리 경주의 강자 ‘그레이트킹’(토마스 조교사)이 출전한다.

두바이 원정대는 지난해 ‘돌콩’의 결승 진출이라는, 대한민국 경주마의 능력 수준을 재차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레이싱클럽으로부터 최종 출전 확정을 받은 원정대는 12월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14일 두바이 현지 마방에 입사했다. 1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4~5경주씩 치러지며 한국 원정대 4두는 각 2개 경주 이상 출전할 예정이다.

1월 2일부터 10주간 진행되는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에는 지난 11월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경주에서 3위로 입상한 ‘블루치퍼’ 등 대한민국 대표마 4두가 출전한다.
1월 2일부터 10주간 진행되는 ‘두바이 월드컵’ 시리즈에는 지난 11월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경주에서 3위로 입상한 ‘블루치퍼’ 등 대한민국 대표마 4두가 출전한다.

사우디아라바이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침체한 세계 경마계의 ‘큰 손’으로 등장한 배경은 ‘오일 머니’인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스포츠와 관광 등 타 산업을 다각화하려는 정치적 배경이 자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 2010년 카타르가 2022 피파 월드컵을 유치한 뒤 전 세계적인 주목을 이끄는 데 성공하자 중동 국가들은 유럽 축구, 골프, 테니스 등 주요 스포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특히 ‘히잡’으로 상징되는 남녀 차별 및 인권 문제가 이슬람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중동 국가의 ‘핸디캡’으로 작용하자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국가 이미지 세탁, 즉 ‘스포츠 워싱’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살만 국왕이 친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을 왕세자로 봉하며 최초의 부자 상속과 세대교체를 단행, 국내외적으로 국가 이미지 혁신을 위해 ‘비전 2030’이라는 사회 개혁 정책을 추진 중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여성의 스포츠 경기장 입장과 운전 허용 등 성별 분리 규정도 바꾸며 스포츠를 통한 사회 개혁에도 진력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런던에서 열린 사우디컵 홍보 행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사우디컵에 여성 기수 출전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국가를 변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사우디컵은 남녀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다르 빈 칼리드 알 파샬 왕자도 “사우디아라비아 경마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세계 경마계의 선구자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남성과 여성 가리지 않고 혼성으로 메달을 겨루는 종목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경마, 모래와 잔디 주로에서 달리는 경주마들의 질주는 남성과 여성의 공존, 차별 없는 문화 발전을 위한 스포츠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스포츠의 왕’이자 스포츠 정신에 가까운 평등의 아이콘이다. 경마 발전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와 국민적 호응, 전 세계적인 관심이 부럽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격언처럼, 해외 무대에서 올해도 멋진 승전보를 울릴 대한민국 대표마의 선전을 우선 기대해 본다.

※ 가장 비싼 세계 경마대회 (단일 경주 기준) 순위

순위 대회명 국가 상금
1 사우디컵 사우디아라비아 2,000만 달러, 약 230억 원
2 두바이 월드컵 아랍에미리트 1000만 달러, 115억 원
3 더 에버레스트 호주 1300만 호주 달러, 105억 원
4 페가수스 월드컵 미국 900만 달러, 104억 원
5 페가수스 월드컵 터프 미국 700만 달러, 81억 원
6 브리더스컵 미국 600만 달러, 70억 원
6 두바이 터프 아랍에미리트 600만 달러, 70억 원
6 두바이 쉬마 클래식 아랍에미리트 600만 달러, 70억 원
9 개선문 상 프랑스 500만 유로, 65억 원
10 멜번컵 호주 800만 호주 달러, 64억 원
11 재팬컵 일본 520만 달러, 6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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