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이계진 의원(한나라당)이 마사회노조에 대해 `배부른 돼지`라고 표현해 마필산업 종사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종합계획안이 이미 부실과 오류투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인용해 마사회 질타에 나서면서 마필산업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계진 의원은 지난 14일(화) 오전 11시부터 한국마사회 회의실에서 실시된 2008년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김정구 마사회 노조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요청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연뒤 "국민들을 도박판으로 내몰면서 살찐 돼지의 모습으로 흥청망청하는 마사회 노조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며 이미 부실과 왜곡이 드러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마사회를 질타했다. 이계진 의원은 사감위의 편협한 자료를 마치 진실인양 인용하며 ‘배부른 돼지’ 망언을 하면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편 이계진 의원의 `배부른 돼지` 망언이 알려지자 마필산업 종사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사회 직원은 "돼지보다도 못한 수준의 발언"이라며 "아나운서 출신이 최소 예의의 용어조차 구사하지 못하는 것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이계진 의원은 지난 회기 국회에서도 각종 경마규제법안을 발의하는 등 마필산업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특히 원주장외발매소 개설을 앞두고 이를 저지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경마의 본질에 대한 인식은 도외시한 채 부정적인 편견에만 매몰돼 교양인으로서의 한계도 그대로 드러냈다.

사감위의 발족의도는 2006년 불거진 “바다이야기”라는 불법 게임물로 인한 국민들의 정서저해를 우려하여 탄생된 기구다. 하지만 현재는 수많은 사행산업 가운데 유독 국가 지방재정 확충과 소득 재분배를 통한 국민경제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경마산업 만을 집중포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사감위의 본질이 철저히 왜곡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사행산업이 순기능과 역기능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역기능을 억제하되 순기능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인간의 사행행위 자체를 근절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의 통제를 받는 합법적 사행산업은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불법 도박은 철저히 억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세계적 흐름이다.

현재 세계 150개 이상 국가에서 합법화되어 시행되고 있는 경마, 카지노, 복권 등의 사행산업은 국가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Global Betting and Gaming Consultant”에 따르면 전세계 사행산업 매출규모는 2006년 약 2,578억 달러로 추산되었으며, 2011년에는 2,9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경마산업 매출규모의 경우 IFHA(국제경마연맹) 발표자료에 의하면, 일본이 30조원, 영국 20조원, 미국 15조원으로 세계 경마시장의 규모는 정체되거나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카지노를 위시한 경쟁 LB사업의 성장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행산업 규모는 연간 42조원으로, 그중 28조원이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사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도박으로 인한 대부분의 폐해는 바로 불법사업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여전히 각종 불법도박사이트와 사설경마 등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도박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고 계도해 나가야할 사감위가 불법사업을 뿌리 뽑기는커녕 오히려 합법적인 경마산업에 대한 규제정책을 고집한다면 이는 세계의 변화를 모르는 바보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국정감사장에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 매몰돼 ‘배부른 돼지’ 운운한 이계진 의원에게 한없는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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