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정문부터 청와대까지 행진
유족, “설날 전에 장례 치러주고 싶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故 문중원 기수의 죽음과 관련한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민대책위원회가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에 있는 렛츠런파크 서울 정문 앞에서부터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오체투지에 나섰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오체투지(五體投地)’는 불교에서 쓰는 용어로 자신을 낮추며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을 의미한다.

시민대책위 관계자 5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한국마사회 정문 앞을 시작으로 강남역 고공농성 현장과 서울역을 거쳐 청와대 방면을 향하는 오체투지 거리 행진을 진행한다. 행진과 휴식을 반복하며 한강진과 서울역 등을 거친 뒤 21일 청와대에 도착해 마무리 집회를 가질 전망이다. 오체투지 행진은 오늘부터 총 5일간 이뤄진다.

18일에는 양재역을 지나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통과해 삼성에서 노조 설립 시도를 했다는 이유로 1995년 해고당해 지난해부터 고공농성을 하는 김용희 씨를 격려한다.

오체투지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기수의 부인인 오은주 씨는 “어제가 남편의 49재인데 아직 장례도 치러주지 못해 너무 괴롭고 슬펐다”며, “설날 전에 외로이 혼자 남은 남편을 데리고 고통 없는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고 발언했다.

발언 후 오은주 씨는 오체투지 행렬의 앞에 섰으며, 대책위 관계자들이 따르며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한편, 문중원 기수는 지난해 11월 29일 조교사 채용 비리 폭로와 부정경마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기수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문 기수가 속한 공공운수노조는 마사회에게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 △공식 사과 △자녀 등 유족 위로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마사회는 경찰 수사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가 나온 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 기준을 내세우고 있어 대립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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