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의원(한나라당)
- 이계진 의원, “국민을 도박으로 내몰고 살찐 돼지 모습으로 흥청망청하는 마사회노조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망언으로 마필산업 매도
- 마필산업계, ‘감정적 대응 피하고 적절한 대응’ 시사해 조직적 대응에 나설 듯

국정감사에서 이계진 의원(한나라당)이 마사회노조에 대해 ‘살찐 돼지’라고 비하한 것에 대해 마필산업 전체 관계자에 대한 비하라고 분통을 터뜨리며 이에 대한 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4일(화) 열린 2008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이계진 의원이 질의중 “국민을 도박판으로 내몰고 살찐 돼지 모습으로 흥청망청하는 마사회노조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발언과 사감위의 잘못된 자료를 인용해 한국경마를 매도함으로써 마필·경마관계자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관련해 이미 부실과 오류투성이라는 것이 밝혀진 사감위의 종합계획 자료를 인용해 마사회 질타에 나서면서 마필산업전체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마사회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기 위해 김정구 마사회 노조위원장을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오지 않겠다고 했고, 참고인으로 낮췄는데도 한국노총 위원장과의 면담을 이유로 불참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계진 의원의 망언에 가까운 발언에 대해 경마관계자들은 경마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오버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마사회 직원은 "원주장외발매소도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개장을 하지 못한 이유가 이계진 의원 때문이었다"며 "마필산업 종사자들이 합심하고 축산농민들과 함께 낙선운동이라도 펼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하면서 장외발매소 전면 폐지와 온라인 베팅 금지를 주장하는 등 경마산업에 대해 특별한 반감을 보여왔다. 경마는 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산업이며, 영국과 싱가포르, 홍콩 같은 나라들은 마권구매에 징수하던 원천징수세를 폐지하면서 경마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는 경마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해 슬롯머신을 경마장내에 설치하고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금으로 경마상금의 재원을 마련하고 말(馬)생산농가에 지원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의원의 망언은 모든 마필산업 종사자는 물론이고 축산농민들에게도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경마는 사행성 게임물은 물론 로또복권이나 카지노와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이들은 순전히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는 사행(射倖)이 확실하다. 그러나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게임이다. 경주마를 분석할 때는 어떤 아비마(종모마)와 어미마(종빈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어떤 목장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육성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조교사가 어떻게 순치를 시키고 훈련을 시켰는지, 어느 기수와 호흡이 잘 맞는지 등등 무려 100여 종류가 넘는 우승요인을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사전적 의미의 사행은 ‘요행을 노림’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마에는 요행이나 운이 작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 따라서 경마는 사행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만약 경마가 사행이라면 세상에 사행 아닌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식도 사행이며 부동산 투자도 사행으로 보아야 한다. 사행성 게임물이나 복권 카지노 등은 그저 모든 것을 운에 맡기고 요행을 바라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를 진짜 사행과 통합하여 규제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나 사감위의 오류투성이 자료를 근거로 오도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킨다.
한편 직접적인 타켓이 된 김정구 마사회노조위원장은 “출석을 하지 못한 것이지 국정감사에 회피한 것은 아니다. 24일 국감에 출석을 할 것이며, 이계진 의원의 발언은 사감위의 잘못된 자료를 근거로 한 오버다”라고 밝히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고려중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마필·경마산업계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