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사랑한 음악영웅 테너 파바로티, 영화 통해 감동에 빠져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탈리아의 테너 가수인 파바로티(1935.10.12 ~ 2007.9.6.)는 세계 음악사를 빛낸 위대한 음악인이자 예술가이다. 높은 음역에서 하늘끝까지 뻗어나가는 위풍당당한 발성과 감동 가득한 노래들, 맑고 깨끗한 음색과 유머 넘치는 소박한 생활태도로 음악이 주는 천상의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던 음악영웅이었다.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필자는 그를 멕시코 출신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세계성악계의 양대산맥으로 부르곤 한다.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2020년 첫번째 음악 영화 <파바로티>가 개봉됐다. 영화 <파바로티>는 역사상 최초로 클래식으로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신화를 만든 슈퍼스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다룬다.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한 테너 파바로티는 클래식, 팝 등 장르를 뛰어넘어 문화계에 한 획을 긋는 선구자로서, 음악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한 마에스트로의 삶을 영화는 생생한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담아냈다. 필자는 9일 영화 <파바로티>를 관람하며, 위대한 예술가의 삶, 그의 감동적이고 천진난만했던 낭만적 천성, 음악의 경계와 한계를 넘어선 초월적인 미학적 경지를 추구한 음악영웅의 삶을 돌아봤다.

세상이 사랑한 음악영웅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2020년 첫번째 음악 영화 '파바로티'가 개봉됐다. 영화 '파바로티'는 역사상 최초로 클래식으로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신화를 만든 슈퍼스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다룬다.
세상이 사랑한 음악영웅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삶과 예술세계를 다룬 2020년 첫번째 음악 영화 '파바로티'가 개봉됐다. 영화 '파바로티'는 역사상 최초로 클래식으로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신화를 만든 슈퍼스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다룬다.

 

 
세상에 음악의 아름다움과 미학을 알린 위대한 테너

파바로티는 1935년 이탈리아의 모데나에서 제빵업자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오페라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테너가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음악인들에 둘러싸여 일상생활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면서 자랄 수 있는 최고의 음악환경에서 성장했다. 1955년 모데나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파바로티는 아버지와 함께 모데나 오페라극장의 합창단에서 활동했고, 합창대회 우승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나갔다.

아버지는 그가 교사의 경력을 살려 대학교수가 되길 바랐다. 그러나 “아버지의 소리와 달리 너의 목소리에는 감동이 있다”고 음악을 권한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테너의 길을 택한 그는 음악성을 키워나갔고, 마침내 26살이 되던 1961년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의 아킬레 피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우승자에 대한 예우로 오페라 주역가수 출연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그곳 시립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로돌포 역을 맡아 테너 가수로 데뷔했다. 위대한 파바로티의 탄생을 알리는 데뷔무대였다. 이 공연의 성공으로 일약 세계 각국의 무대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고, 그의 세계음악사를 바꾼 거대한 행진이 시작됐다.

1968년에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에서 ‘라 보엠’을 공연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1971년부터는 정규적으로 배역을 맡아 활동의 폭을 넓혔다. 특히 1972년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에서 같은 고향에서 같은 유모에게 자란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Mirella Freni)와 함께 부른 ‘라 보엠’은 대표적인 명반으로 손꼽힌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들을 수 있다.

1970년대에는 도니체티·벨리니·베르디 등의 오페라 배역에 요구되는 벨칸토 창법을 완벽하게 구사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더욱 극적이고 장엄함이 실린 창법을 바탕으로 드라마틱 테너로서 레퍼토리를 넓혀 ‘베리스모 오페라’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1982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국제콩쿠르를 창설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로마월드컵 전야제 때 세계 3대 테너인 ‘쓰리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3 테너 콘서트’를 연 것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관중을 동원하는 야외공연을 열었다.

다양한 레퍼토리와 높은 음역에서 멀리 뻗어나가는 맑고 깨끗한 음색이 최대의 장점으로, 대중음악과의 교류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클래식 음악가로 평가받았다. 오페라 외에 연주회·음반·텔레비전 등 폭넓은 활동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1977년 한국을 방문하여 독창회를 가졌으며, 1993년·2000년·2001년에도 내한공연을 펼쳐 한국음악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2007년 9월 6일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 있는 자택에서 췌장암으로 사망했으며, 위대한 성악가를 잃은 슬픔으로 비탄에 잠긴 이탈리아 국민들과 세계 클래식 음악팬들의 눈물 속에 그는 72년에 걸친 위대한 성악가의 삶을 마감했다.

 

무대 위에선 카리스마, 아래선 사랑스러운 매력 ‘파바로티’

영화는 위대한 음악영웅이자 온 우주가 사랑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라는 주제 아래,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전설, 특별함을 위대함으로 바꾼 파바로티가 선사할 ‘목소리 황홀경’이라는 문구로 관객을 영화관으로 초대한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음악전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스크린 부활을 통해 그의 일생과 음악 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으며, 그의 아름답고 장엄한 노래가 관객들을 감동의 시간으로 몰아넣는다. 아내와 세 딸,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 어느 무대건 관객들에게 사랑과 감동, 아름다움 가득한 음악을 선물했던 그의 생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파바로티는 타고난 천재성과 함께 열정과 노력도 대단한 음악가였다. 세계 곳곳에서 펼친 연주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의 소리는 언제나 더 멋있고 뛰어난 작품성을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고난 천재성과 놀라운 음악성에 더해 성실하고 영민한 젊은 테너는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무대를 통해 음악과 문화적 소양을 키워나가면서 나날이 성장했다.

영화에서 파바로티는 같이 노래한 호주 출신의 세계적 소프라노 조안 서덜랜드와의 호흡과 발성을 통해 자신이 더욱 성장했다고 고백한다. 파바로티가 본격적인 성악가로서의 호흡을 벨칸토의 모국인 이탈리아의 성악가들이 아니라 무대와 연습장에서 함께 노래한 서덜랜드와의 노래를 통해 완성해 나갔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예술가의 다양한 삶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이 영화는 ‘다빈치 코드’의 론 하워드 감독의 작품으로, 노래와 함께 가족, 동료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장·단점과 그의 진면목을 살펴보게 하고 있다. 세 번째 음악 영화에 도전한 론 하워드 감독은 제작노트를 통해 “누구나 빠져들게 만드는 목소리,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 무대 위에선 강렬한 카리스마, 무대 아래에선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파바로티의 전성기를 최초로 재조명한 <파바로티>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거대한 울림을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감동 가득한 위대한 음악적 성취, 구부러진 못 징크스 웃음

영화는 위대한 음악의 힘을 알린 최고의 테너, 예술적이면서도 동시에 상업적인 면에서도 위대했던 성악가 파바로티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장면마다 그가 부른 아름다운 노래들이 울려퍼진다.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에 나오는 아리아 ‘이 여자나, 저 여자나’(Questa o Quella)는 오직 그의 노래만이 세상에 천상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위대한 경지에 도달해 있다. 또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그대 잠들지 말라’(Nessun Dorma) 역시 비장미와 장엄미, 극적 완성도의 측면에서 파바로티만이 성취할 수 있는 음악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

영화는 그의 약점도 다룬다. 부인과 세 딸을 버린 채 젊은 여성들과 낭만 가득한 삶을 추구한 그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또 그는 무대에서 구부러진 못을 주워야만 그날 공연이 성공한다고 믿는 이탈리아 특유의 징크스를 믿고있어서, 옷의 주머니 한켠에 구부러진 못을 넣어두곤 했다. 그날 구부러진 못을 찾지 못하면, 그는 아주 불안해했다. 그래서 제작진들이 일부러 못을 구부려 무대 뒤쪽 여기저기에 뿌려놓았고, 파바로티는 그때서야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하곤 했으며, 나중에는 아예 그 징크스에서 벗어나게 됐다. 입만 벌리면 천상을 울리는 아름다운 소리가 나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 순간 하이C(Hi-C)를 낼 수 있었던 그의 음악성은 가히 사상 최고였다. 특히 도니제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에서 나오는 ‘오, 내 친구들’(Ah! mes amies)에서 8차례에 걸쳐 하이C를 당당하고 아름답게 내는 그의 뛰어난 음악적 역량과 감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음악 팬들은 성악계의 위대한 3인조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의 ‘쓰리테너’ 콘서트의 스크린 부활을 감상할 수 있다. 첫 소절부터 귀를 사로잡는 파바로티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목소리, 노래로 경쟁을 벌이는 세 거장의 장난기 어린 모습과 함께 세 테너의 폭발적인 성량이 영화의 백미를 장식한다. 또 다양한 오페라와 콘서트를 통해 전 세계인들을 만나며 ‘신이 내린 목소리’로 불린 파바로티의 압도적인 무대 역시 스크린을 통해 음악의 위대한 힘을 다시 느끼게 한다.

 

호평과 감동 불구 주요 상영관 아닌 소규모 예술극장행

문제는 고질화된 극장의 상영 구조다. 관객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주요 상영관이 할리우드나 거대 제작사의 영향력 아래 있다보니, 관객들이 좋은 예술영화를 접하기 쉽지 않다. <파바로티>는 10일 현재 영화랭킹 37위에 올라있다. 관객들은 10점 만점을 주면서 “진짜 독보적인 목소리였다ㅠㅠ 아리아들으면서 나도모르게 몇번이나 울컥했다....”(jiwo****), “파바로티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꼈다. 소름끼치고 눈물나게 만드는 그의 열창..말이 필요없다.”(sint****), “파바로티의 재능과 매력, 그리고 삶을 알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편집도 좋았습니다.”(이루카, iruc****), “한 사람의 인생을 보는것이 몇만권의 책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자진해서 평점쓰는건 첨이내요...몇달 갈 것 같은 감동...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렇게 재미있고 감동이 있을줄 몰랐네요...강추합니다.”(벨, bell****), “2020년 시작을 열기에 완벽한 음악 영화다! 그의 목소리와 미소에 엄청난 에너지와 응원을 얻고 가는 기분.”(SYODISSI, auda****)와 같이 호평과 감동 일색이지만, 영화는 랭킹차트에서 사라져가는 중이다.

세계사를 빛낸 위대한 음악가의 삶과 노래를 다뤘지만,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어설프게 만들어진 많은 영화들에 가려 소수의 예술영화관에서만 상영되고 있다. 이미 일반 대중이 <파바로티>를 편하게 자신이 원하는 극장과 시간대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봉쇄된 상황이다.

우리 음악계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수준 높은 신작가곡와 각종 클래식 음악이 창작되고 있지만, 실제 공연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적 의미를 담은 새로운 창작 오페라가 만들어지고, 감동 가득한 한국가곡이 창작되고 있지만, 현재의 음악유통 구조로는 1회성 공연을 마치고 폐기되는 상황이다. 아이돌과 트로트만이 각광을 받으면서, 각계에서 진행하는 공모음악제에서도 수준높은 클래식 음악은 외면한 채 자극적이고 흥겨운 아이돌이나 트로트 풍의 노래만이 선정되고 있다. 일반 대중이 클래식 음악에 다가갈 수 없는 구조다. 이런 음악풍토에서 어떻게 한국의 파바로티, 한국의 도밍고가 나올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한국의 모차르트, 한국의 베토벤, 한국의 베르디와 푸치니가 나올 수 있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변두리로 밀려난 우리 클래식 창작가곡들, 우리가 함께 즐겨줘야

영화 <파바로티>는 수백년에 한 명 나올까말까 하는 위대한 음악영웅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인간의 고뇌 가득하면서도 영욕이 교차하는 삶과 인생, 세상을 바꿔놓은 예술과 음악의 힘을 다루고 있다. 물론 다큐멘터리 형식이고, 파바로티의 노래를 곳곳에 배치하다보니, 극적인 완성도가 아쉽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 영화와 음악계의 풍토와 상영구조 때문에 이런 수준 높은 영화를 외면한다면 과연 어떤 예술작품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관은 <파바로티>를 적극 상영하고, 우리 국민들은 다같이 손을 잡고 감동 가득한 영화를 즐기며 울고 웃어보면 어떨까? 음주가무, 노래와 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인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을 만들어낸 문화국가,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꾸던 문화국가는 예술에 대한 존경과 사랑, 배려와 소통을 통해 달성될 것이다. 다같이 영화 <파바로티>를 예매하고, 극장으로 달려가자. 주변의 음악회와 연주회에 들려 환호성과 ‘브라보’를 외치며 즐겨보자. 어느새 우리의 삶과 인생, 대한민국의 품격과 위상도 올라가 있을 것이다. 위대한 음악영웅 파바로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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