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장면
경주마 질적 우위, 훈련환경, 군체계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서울 측, 지방경마에 참패로 위기감 고조 “내년엔 설욕할 것!”

지난 주 2008년 삼관경주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경마대회를 마지막으로 모두 막을 내렸다.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원정경기로 열리면서 부산에서 펼쳐진 KRA컵 마일경주를 필두로 서울경마공원에서 코리안더비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 등 2개의 삼관경주가 개최됐다.
첫 원정경기로 펼쳐진 KRA컵 마일경주에 5두의 서울 경주마가 형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전했지만 결과는 1위부터 5위까지 부산 경주마가 싹쓸이를 하고 그나마 당시 인기 13위를 기록했던 ‘삼무애’가 6위를 차지하는 참패를 경험했다.
당시 첫 원정경기가 끝나고 서울 경주마의 참패 원인으로 수송과정에서의 스트레스와 현지 적응 실패가 얘기됐다.
하지만 부산 경주마가 서울에서 열린 코리안더비에서 또다시 1위부터 3위까지 휩쓸면서 처음 제기됐던 수송이나 현지적응 문제는 정확한 진단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여기에 대해 부산경남경마관계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서울과 부산의 상이한 군체계를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서울의 경우 국산마 체계가 6군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부산은 4군 체계라 빠른 승군을 피할 수 없어 일찍부터 상위권 마필과의 경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강자와의 풍부한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KRA컵 마일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인메이커’는 6경주만에 2군을 승군을 하면서 삼관 첫 경주 우승을 거머쥐었는데, 당시 부산 출전마중 상위권 성적을 가진 마필들 모두가 2군에 올라선 상태였다.
두 번째 원인으로 꼽는 것은 기수들의 자질 문제다. 서울기수들은 풍부한 경주경험과 노련한 기승술을 바탕으로 경주마에게 무리를 주지 않는 경주전개가 많은 반면,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산기수들의 경우 경주전개에서 경주마의 힘 안배보다는 경주전반에 걸쳐 힘을 소진케 하면서 결국은 경주마간 경합이 치열해지고 이를 위해 새벽훈련 강도를 높인 것이 어린 나이에도 무리하게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경마공원관계자들은 군체계에 따른 부산 경주마의 우위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2-3년전 부산경남경마공원이 대대적인 마주모집과 경주수 증가로 인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질좋은 국산마를 선점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한 현재의 3세마의 질이 다소 하향되었다는 이유도 제시한다.
그리고 원정경기지만 기수들의 원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울 경주마가 가져야 하는 이점이 사라진 반면, 오히려 부산 경주마는 서울의 능력기수들이 기승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과 부산 경마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현재 3세마의 경우 부산 경주마가 서울 경주마에 비해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인으로는 군체계의 상이함에 따른 것과 대폭적인 투자로 인한 마필 구매, 그리고 기수 역량차로 인해 발생한 현상 등이 종합되면서 삼관경주의 부산 경주마 대활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고질적으로 경주로 문제를 보이는 서울경마공원에 비해 건설시기가 짧으면서 경주마에게는 상당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주로 환경이 부산 경주마를 빠르게 단련시킨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부산 경주마의 우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선 모든 경마관계자가 회의적이다.
우선 내년 3세마가 될 경주마의 경우 서울경마공원에 좋은 마필들이 상당수 입사한 상태고, 올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서울경마관계자들이 절치부심 대안책을 마련중이라 올해처럼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또한 올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부산경주마가 내년 4세이상 경주의 교류경주 확대로 또다시 원정에 나설 수 있지만, 과거 서울경마공원에서 3세 때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명마들이 어린 나이의 무리로 인해 조기 퇴역했던 예가 있어 올해 두각을 보인 부산 경주마 또한 상당수가 조기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하기 때문에 4세이상 경주에선 서울 경주마가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경마는 그동안 외국의 삼관경주와 비교해 3세마 경주를 삼관경주로 칭해 오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삼관마 경주를 지정해 ‘제이에스홀드’라는 원년챔프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올해에는 삼관경주 출전마 자격을 확대해 부산 경주마의 출전을 유도했고, 부산 경주마의 우세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고의 경마 이벤트로 자리잡은 외국의 삼관경주를 지향하기 위해선 보완해야할 점이 상당히 많은 상태다.
서울과 부산의 군체계에 따른 상이점을 개선해야 하고, 안정된 교류경주 시행과 경주마의 능력 발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당 경주마와 호흡을 맞춰온 관리사와 기수의 적극적인 참여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