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100%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이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염 갈량’

스포츠 감독 가운데 이보다 좋은 별명이 있을까?

그동안 프로야구에는 “빨간 장갑의 마술사”(고 김동엽), 코끼리(김응룡) “미스터 롯데” 김용희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등의 별명이 있었고, 야신(野神) 같이 비현실적인 별명도 있었지만 역시 삼국지의 제갈 공명처럼 많은 수를 갖고 있다는 뜻의 ‘염 갈량’ 처럼 좋은 별명도 없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감독으로 있을 때 적제 적소에 맞는 기민한 작전 구사로 하위권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끌어 올리며 '염 갈량(염경엽+제갈량)'이란 별명을 얻었다.

염 감독은 2014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염 감독은 명언도 남겼다.

“기록은 선수의 가치를 올려준다, 감독은 선수의 가치를 올려주는 사람이다”

염경엽 감독은 연봉은 국내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빅 3’에 해당된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28억(계약금 7억 연봉 3년간 7억),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21억(계약금 6억, 연봉 5억) 그리고 염경엽 감독은 25억(계약금 4억, 연봉 7억)원이다.

김태형 감독과 류중일 감독은 프로야구우승 경력이 있는 감독들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16,19 시즌 등 세 차례나 정상에 올랐었고, 류중일 감독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2011~2014년)를 이룬 명장들이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우승 경력이 없다.

넥센 히어로즈 팀을 이끌고 2014년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 라이온즈 유중일 감독에게 2승4패로 패한 것이 유일한 한국시리즈 경험이다.

염경엽 감독은 2019년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다.

8월 초까지 2,3위권 팀들과 9경기 이상 벌여놔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확실시 되었으나, 끝내 역전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에 패해(3전 전패) 3위로 전락한 것이다.

염 감독은 현역시절, 광주일고, 고려대,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등의 일류 팀에서 줄곧 황금포지션인 유격수를 봤지만 성적은 3류(0.195)였다.

현역에서 은퇴(2000년)를 한 후 곧바로 현장(코치 등)으로 나가지 않고 프런트(매니저, 스카우터)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 팀에서 얼떨결에 수비코치(2007년)로 시작했다. 당시 신분은 프런트였지만 기존의 코치들이 모두 나가는 바람에 자리가 비어서 코치가 된 것이다.

2012년에 넥센 히어로즈 주루(작전)코치, 그 해 10월10일 김시진 감독 후임으로 감독으로 승격되어 2013년 넥신 히어로즈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 시키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6년 넥센 히어로즈를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키고도 준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자진사퇴를 했다.

그 후 SK와이번스 단장으로 갔다가, 2018년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SK 와이번스 팀의 하루 훈련이 끝나고, 현지에 취재를 나가있던 기자들이 염경엽 감독과 티-타임을 가졌다.

SK 와이번스 염경엽(오른쪽) 감독이 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SK 와이번스 염경엽(오른쪽) 감독이 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A기자 ; 오늘은 정식 인터뷰가 아니니까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세요, 우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핸리 소사(대만 푸방 가디언스) 등 1,2,3선발이 모두 빠졌는데 올 시즌 어떤 복안이 있는지.

염 감독 ; 새로 들어온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초 두 외국 투수들이 최소한 30승 이상 합작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김광현의 공백은 같은 좌완 투수인 김태훈 투수가 메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태훈 투수는 2018년에 선발로 나가서 9승, 지난해 우리 팀 불 팬의 에이스였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이제 완전히 회복이 되었다.

B 기자 ; SK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키스톤 콤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염 감독 ; 2수루를 보게 되는 최 항이 어느 정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기자 ; 이건 정식 인터뷰가 아니라서 묻는데, 염 감독은 우승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연봉이 20억 원(3년 간) 대 다.

염 감독 ; 잘 아시다시피 SK 단장을 맡았다가, 더 남아 있을 줄 알았었던 힐만 감독이 갑자기 미국으로 돌아가서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팀에서 나에게 감독을 맡아 달라고 한 것이다. 당시 내 연봉을 구단에 일임했었다.

C기자 ; 정말 부담 갖지 말고 대답해 달라, 지난해 8월 초, SK 와이번스가 선두를 달릴 때 2~3위권 팀을 9게임이나 앞서고도 역전패를 당했었다. 올해 지난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염 경엽 ; (웃으면서) 그래서 올해는 선두를 달리더라도 2~3위권 팀에게 최대 8게임 차 만 앞서려고 한다. 대답이 됐나?

기자일동 ; 역시 염~갈~량!

P.S

프로야구 지난 38 시즌 동안 우승 맛을 본 감독은 모두 14명 뿐 이다.

그 가운데 김응룡 감독이 10번(해태 9번, 삼성 1번)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류중일, 김재박(각각 4번) 감독이 따르고 있다. 김성근, 김태형 감독이 각각 세 번, 그리고 김영덕, 강병철, 김인식, 선동열 감독이 각각 두 번씩 우승을 했었다. 김영덕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는 OB 베어스 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는 한국시리즈 없이 통합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백인천, 이광환, 이희수, 조범현 감독이 각각 한 번씩 정상에 올랐었다. 그리고 트레이 힐만 감독(마이애미 말린스 주루코치)이 외국감독으로는 유일하게 우승 감독으로 남아있다.

※ 기영노의 스포츠 콩트는 100%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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