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3선위원이자 국회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동대문 을)이 컷오프를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즉각 재심 청구를 하겠다고 민 의원 측은 선언하였지만 이번 컷오프 사태는 민주당의 공천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 경우이다. 컷오프 당한 후보들 중 억울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민병두 의원의 경우는 이유가 미투 때문이라는 게 너무나 명확하게 보인다. 진보가 내세우는 도덕성과 고고한 척하는 자기들끼리의 세력 논리가 이번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것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민 의원의 미투 당시 국회의원 사퇴 발언은 미투를 인정한 게 아니라 자연인의 상태에서 발언의 신뢰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항변하기 위한 비상한 선택이지 '의원직 사퇴 = 불출마 선언'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공식이 성립되는 게 아니다. 또한 당시 의원직 사퇴 번복은 당에서 요구한 사항이고 민 의원은 이를 자신의 안위와 명예보다 오직 선당후사, 국가를 위한 헌신으로 수용했는데 이제와서 그때 일을 들먹이는 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민주당 3선 민병두 의원(동대문 을),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 3선 민병두 의원(동대문 을),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컷오프 이유가 표면적으론 미투라고 여겨지지만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불어닥친 미투 바람에 의해 날아간 국회의원들을 한번 꼽아보라. 사실 여부를 다투기 전에, 의혹과 음모, 모략으로 민주당 인싸, 운동권 성골이 아니라면 그들 내에서의 서열과 카르텔로 무지막지하게 제거해 버린다. 반대당인 야당보다 집권 여당 내의 권력 다툼과 정권 유지, 끼리끼리가 더 무섭다. 일부 집권세력의 '내로남불'과 '권력 카르텔'은 지긋지긋하고 치가 떨린다. 자기 편이면 끝까지 보호하고 감싸면서 철저하게 옹호한다. 똥물이 묻어 몇 배 더 더럽고 냄새를 풍겨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기 편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같은 기준을 다른 이들에겐 냉혹하게 적용해 숙청의 수단으로 삼는다. 이번 정권의 주 지지세력이 여성계,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노동계에 운동권 출신 586정치인이라는 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여기에 속하지 않는 민주당 내 소장파 의원들이 희생과 솎아내기의 대상이 된다. 경력이나 식견이나 연륜이나 명성으로 보나 깜도 되지 않는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공천을 받고 지역구를 배정받는다. 몇몇은 비례의원이 되어 무혈입성하는 논공행상이 벌어진다.

마스크를 쓰고 이른 새벽부터 지역구를 누비는 참 일꾼 민병두 의원을 의혹만으로 공천에서 배제한 건 부당하다.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마스크를 쓰고 이른 새벽부터 지역구를 누비는 참 일꾼 민병두 의원을 의혹만으로 공천에서 배제한 건 부당하다.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分久必合 合久必分)이라는 삼국지의 서문처럼 권력을 잡으면 그들끼리 갈라지고 쪼개지는 건 생리다. 조선시대에도 사림들이 훈구파에 맞서 싸웠을 때는 하나로 단결하였으나 그들이 집권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게 그 안에서 선배와 후배로 나뉘어 알력다툼을 하고 양자 간의 대립이 심화되어 동. 서인 분당으로 나뉘어 당파싸움을 한 거였다. 그토록 자신들은 다르다고 무결점 도덕성과 고고함을 내세우더니 붕당의 사사로움(私)으로 똘똘 뭉쳐 기득권이 되어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지는 않고 왜란만 초래해 민생을 붕괴시킨 주범이 되었다.

촛불 혁명으로 집권한 이번 정권이 국민의 바람대로 적폐 청산은 하지 않고 자기들이 내세운 공정, 평등, 정의의 기조를 스스로 배반하고 있다. '북한과 민족'이라는 대의 앞에만 서면 이성을 잃어버리는 막가파 식의 대처로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이라는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땀으로 범벅이 되고 오직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한 선수들의 공정성을 앗아가더니 연이어 해외, 도박 사이트 접속을 막겠다고 Http 차단을 하고 '아이돌 외모 지침'을 발표하고 잊을만하면 정재계, 문화계 아랑곳하지 않고 터져 나오는 미투 논란, 그리고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국론 분열 등 사회적 갈등과 문제를 봉합하고 포용하지 않고 정쟁의 도구로 삼고 조장하면서 잇속을 챙긴다. 언론의 자유를 박해하여 칼럼을 쓴 사람을 고소까지 하고, 경제학과 교수가 정책실장이 되어 소득주도성장을 외치고 분명히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거라고 하더니 지금은 자신의 전공과는 하등 연관성도 없는 외국의 대사가 되어 나가있으면서 중국발 코로나19사태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은 마스크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말만 믿고 기다리다가 할당과 배급이라는 소식을 듣고 낭패를 보고 허탈하기 이를 데 없다.

민병두 의원의 재심을 청구하며,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민병두 의원의 재심을 청구하며, 사진 갈무리: 민병두 의원 페이스북

이런 와중에 혜안과 식견을 갖춘, 3선 국회의원을 자신들의 가치와 맞지 않고 껄끄럽다고 배제하는 건 국민의 바람와 아우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귀 막고 눈 막으면서 기어코 국민을 이기려 드는 처사이다. 민병두 의원은 정의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왔고 약속을 지키고 국민을 존중하는 정치인이다. 민주개혁 진영의 전략과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만들어온 지략가이자 정책통이다. 코로나 국난 판국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건, 아직도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살아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겸허하게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라. 당헌 당규에 부합되지 않는 민병두 의원 공천 배제를 해제하고 당장 재심하라. 그래서 민주당이 소리쳐 외치는 <공정>의 가치를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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