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불어오지 않으니 요 몇 년 중에 가장 맑고 화창한 봄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오후의 햇살은 따스하기만 하다. 평상시 같으면 활기 넘치고 만물이 생동하는 거리에 여전히 사람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마스크로 감싼 얼굴에는 눈 밖에 안 보인다.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 설렌 발걸음, 호객꾼의 목소리, 아쉬움의 한탄과 승리의 환호가 넘쳐야 할 과천 렛츠런파크의 토요일 아침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2월 23일 경마가 중단된 이후 거의 한 달 동안 미시행 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로 안 그래도 방문객이 줄어드는 렛츠런파크에 외부인 통제 현수막이 산책하는 이, 데이트 오는 사람, 가족단위 피크닉 손님들까지 움츠러들게 만든다. 황량하기 그지없다. 한 군데서 경마의 열기가 넘치고 바로 옆의 포니랜드에선 워터파크까지 개장해 가족끼리, 연인끼리 또는 친구끼리 온 젊은이들로 인파와 활력이 소용돌이쳤던 지난여름의 광경이 눈에 선한데 지금은 전혀 다른 곳 같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따스한 봄 햇날이 내리쬐는 경마장의 오후, 어서빨리 다시 개장해 입추의 여지가 없이 들어찬 관중들의 모습과 환호소리를 듣고 싶다.
따스한 봄 햇날이 내리쬐는 경마장의 오후, 어서빨리 다시 개장해 입추의 여지가 없이 들어찬 관중들의 모습과 환호소리를 듣고 싶다.

지역 사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고객과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내린 휴장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코로나 블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건 경마뿐만 아니라 경륜을 비롯한 모든 프로스포츠가 마찬가지여서 프로야구는 사상 처음으로 개막을 연기 4월에 시작하며 다른 스포츠는 경기를 하더라도 무관중으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모든 스포츠 이벤트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올여름 예정된 세계인의 축제인 도쿄 올림픽을 한 해 연기하라고 개최국도 아닌 미국의 트럼프가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2월 23일 일요일 저녁을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 경보를 최고인 '심각'으로 올리면서 범정부적 국가재난사태로 규정하면서 총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3월 23일로 예정된 초. 중. 고 개학도 4월로 미루자는 여론이 일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가 다행스럽게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100여 명 가까운 확진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산발적으로 확산되고 콜센터, 노래방, PC방, 클럽 등 밀폐된 고위험 사업장에서는 지역사회 2차,3차 집단간염의 불씨가 언제 산화될지 모르는 불안한 형국에 방심을 하면 안 된다. 이제 겨우 꺼져가는 불씨를 완전히 진화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지금보다 몇 배의 피해와 재난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민들의 피로감도 심하고 수용성도 낮아질 것임으로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 유행 상황들을 보고 위험도를 분석해서 시행 가이드라인을 정할 것이라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논의 결과에 따라 개학 연기는 물론 재택근무 그리고 지금의 국공립기관의 휴장과 업무정지 등 국민들의 피부에 밀접하게 와닿는 일상생활이 바뀔 수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휴장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문
렛츠런파크 휴장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문

이런 와중에경마를 스포츠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사회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019 한국경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설문은 지난 1월 둘째 주부터 17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마에 대한 호감도도 2018년 35%에서 지난해 64.6%로 상승했다. 20대와 30대 연령층의 호감도가 평균보다 각각 1.7% 포인트와 4.5% 포인트 높았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를 도박이 아닌 스포츠로 인식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라며 “국제경주 개최와 한국 경주마의 해외경주 선전, 재활·힐링 승마 등 사회 공헌사업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휴장 기관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권토중래가 되어야 한다. 위 조사 결과처럼 경마가 사행성 도박 산업이라는 나쁜 인식에서 벗어나 2-30대 젊은 층에서 호감도가 서서히 자라면서 스포츠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이때 마사회와 경마종사관계자들은 구태에서 벗어나 혁신적이면서 참신한 그러면서 이젠 경마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테인먼트로의 전환에 만전을 기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경마에 얽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 유럽의 프리미어리그 같은 축구 경기, 격투기 UFC나 프로레슬링 WWE 등을 과감하게 벤치마킹해서 기존의 올드팬과 더불어 현대의 트렌드를 접목해야한다. 불가능할꺼라고? 그럼 뽕짝으로 취급받으며 중장년층에서나 즐겨 듣던 트로트의 열풍, PC방에 밀려 한동안 침체를 면치 못했던 당구장, 민속고유의 놀이였던 씨름의 부활 등에 반박해보라. 안된다고 하지말고 혼과 열정을 다해 창의적으로 접근하라! 한시적으로 문을 닫은 경마장의 진정한 봄은 그래야지 도래한다. 어서빨리 렛츠런 파크에 다시 입추의 여지가 없는 인파가 들어쳐 인생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현장이 되길 고대한다.

가족단위, 남녀노소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스포테인먼트로의 전환이 경마장의 진정한 봄이다.
가족단위, 남녀노소 전 연령대에서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스포테인먼트로의 전환이 경마장의 진정한 봄이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