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군 등 중학생 2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B양을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족들이 잠든 새벽 시간 학교 후배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선 B양은 아침이 되어서야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기억조차 못 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으며 그 모습을 본 B양의 어머니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인 A군 등 중학생 2명은 피해자가 그들이 집중적으로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표적을 삼아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로 B양을 불러내어 창문을 넘어 아파트 지하 1층에 있는 헬스장으로 들어간 뒤 술을 먹여 B양이 쓰러지자 아파트 맨 꼭대기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성폭행을 했다.

인천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인 중학생 2명이 경찰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인천 연수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A군 등 중학생 2명의 구속영장을 최근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과 피해 여중생을 각자의 부모가 동석한 가운데 조사했으며 A군 등의 DNA를 채취해 검사했다. 그러나 A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올해 1월 3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A군 등 2명에게 출석 정지 3일과 함께 강제 전학 처분을 했다. 이들은 이후 인천 지역 다른 중학교 2곳으로 각각 옮겨 현재 재학 중이다. B양의 어머니가 가해자들의 엄벌을 호소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쓴 글에는 현재 32만 명이 동의했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청와대 청원문에 강간범 미성년자들을 고발하고 있다. 사진 갈무리: 청와대 홈페이지

이런 와중에 인천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중생 오빠가 동생과 가해자들이 다니던 학교 측에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담은 진정서를 인천시교육청에 제출했다. 피해 여중생 오빠가 9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에게 보낸 A4용지 16장 분량의 진정서에는 "가해자들의 소속 학교는 보호·관찰 무능함으로 인해 발생한 흉악한 중죄를 은폐하려고 했고 피해자를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가해자들이 자신을 마치 폭행 피해자인 것처럼 꾸미려고 했다거나 사건 이후 가해자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는 내용도 진정서에 담겨있다. 오빠의 진정서에는 가해자 중 1명의 어머니는 범행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편지를 A씨 어머니에게 일방적으로 보내기도 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는데 이 편지가 도착한 시점이 가해자 가족이 미국 괌으로 해외여행을 갔던 시기며 가해자로부터의 모든 연락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학교 교사를 통해 분명히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편지가 왔다고 한다. 피해자 오빠의 주장대로라면 가해자 측은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죄의식 없이 해외여행을 다니고 뻔뻔하게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파렴치한이며 학교와 교육당국은 피해자를 보호하기를 커녕 은폐하고 축소하고 어떻게라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작태만 보인 것이다. 천인공노할 죄를 지어도 미성년자라고 호적에 빨간 줄 하나 남지 않게 선처와 용서해 주고 설령 소년원에 간다 해도 그들은 무슨 훈장이라도 탄 마냥 뻐길 것이요 가해자들의 부모들은 그저 재수 없었을 뿐이라고 치부할 것이다. 이게 무슨 정의가 물결처럼 흐르는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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