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신천지다. 어디나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가장 감염이 되면 안 되는 곳이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뛰노는 학교와 국방의 보루인 군대다. 학교와 군대가 공통점이 있다. 집단생활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학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군대가 뚫리면 나라 전체가 안위가 흔들리기 때문에 외적의 침입보다 더 무서운 게 군대 내 전염병의 창궐이다. 군대를 가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혈기왕성한 20대 남자들이 단체로 생활하면서 훈련과 작업으로 많은 땀을 흘리고 흙먼지 등이 시도때도 날리는 곳이라는 걸. 얼마나 위생에 신경을 쓰고 청결과 단체 감염 또는 질병 방지에 사활을 거는지. 그럴 만도 한 게 군대 내에선 한 명이 감기라도 걸리면 생활 특성상 집단 감염은 시간문제며 그건 전투력 손실로 직결되어 국토 방위라는 군대 존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온 육군훈련소 위병소 앞에 입영행사 미실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필자 역시 논산훈련소에서 자대 배치 전 6주간 기본군사훈련을 받은 논산훈련병이기 때문에 그 환경을 너무나도 잘 안다.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사람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한 번씩은 무조건 걸린다는 악명 높은 논산병을 달고 살았다. 목이 컬컬하고 침과 가래를 뱉으면 모래가 반 이상 나오면서 숨쉬기조차 곤란하며 허구헌날 기침만 했다. 다. 땅바닥에서 하루 종일 구르는 데다 그전까지 그렇게 대규모로 집단생활을 해 본 적도 없어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체력까지 저하되어 병균이 침입하기 딱 좋은 컨디션이다. 누군가 한명이 기침을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상호 전염을 시킨다. 지금의 환경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겠지만 군대는 그만큼 특별한 환경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감염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 사진 제공: 연합뉴스

4월 13일 입소한 훈련생 중 15일과 17일에 각각 확진자가 나오고 오늘 18일 토요일 한 명이 추가되어 총 3명이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 감염자로 나왔는데 모두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15일과 17일의 발병자는 대구병무청 버스를 통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하였으며 오늘 나온 확진자는 전국 1347번째 확진자였다고 완치 판정을 받고 입영했다가 재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셋 다 신천지 성도이다.

안 그래도 지금 코로나 감염 방지 차원에서 몇 주간 휴가와 외박도 못 나오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들에게는 이런 뉴스들이 충격에 허탈감만 안겨 주고 사기만 저하시킨다. 또한 국방의 의무를 위해 귀한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과 친구, 애인들의 노심초사에 애간장만 탄다. 오늘 확진 판정을 받은 입소자 2명은 주소지 의료기관인 대구 동산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훈련소 입소 과정에서 접촉한 89명은 다행히 모두 음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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