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개표방송에서 MBC가 서울 동작구을 후보를 소개하며 여성비하적 표현을 썼다는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는 누구일까? 선거에 직접 뛰어든 이수진 & 나경원 후보? 아님 그 후보들의 열혈 지지자? 아님 그 방송을 보고 불쾌함을 느낀 시청자? 전부 아니다. 뭔가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물어뜯으면서 조회수를 올릴 게 없나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던 하이에나 같은 언론, 바로 그들이다.

MBC 득표방송 사진 갈무리

MBC는 지난 15일 개표방송 중 '영화보다 영화 같은 승부를 펼치고 지역'이라며 '서울 동작을'의 개표 상황을 전했는데 이곳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표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었다. MBC는 '여성 법관 출신 닮은꼴 매치'라고 소개하면서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선거 드라마다"면서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판사 선후배 간의 대결, 서울 동작을의 결말은"이라는 멘트를 내 보냈다. 이중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표현에 대해 두 후보의 대결을 마치 여성끼리의 감정싸움으로 묘사했다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성 혐오 발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 언론매체에서 보도했다. '여성 혐오'라는 타이틀이 붙자 진실과 사실 확인 여부를 떠나 뉴스감이 되었다. 사람들은 클릭했다. 조회수가 올라가니 다른 신문사에서도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화제를 키웠다. 몽매한 대중의 간지러운 부분을 살짝 긁어주고 약한 곳을 살짝 찔러주니 그다음부터는 누리꾼들이 알아서 반응한다. 욕하면서 시청한다는 막장드리마와 같은 이치다. 결국 언론사만 뒤에서 저절로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MBC 시정자 게시판 갈무리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2015년 가수 예원이 당시 MBC(그때도 역시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란 프로그램 촬영 중 선배 배우 이태임과 말다툼하면서 했던 발언으로 영상이 공개된 후 주로 여성 간의 다툼을 희화하흔데 쓰이고 있다. 총선 후보들간의 표 대결을 마치 여성끼리의 감정싸움으로 취급하였다고 MBC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글이 올라왔다. 말만 하면 화를 내고 상대방을 흠집을 잡으려고 하고 모든 일에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하는 세태에 오죽하면 '프로불편러'라는 신조어까지 생겼겠는가. 노소, 직업의 귀천, 젠더, 권위 등의 타파와 기존 사회질서의 붕괴로 인해 봇물 터지듯 만연하고 있는 우리 나라 특유의 평등의식의 삐딱한 발현이다. 우리나라 전통 유교사상으로 유지되던 기존의 사회질서와 구조가 이미 심각할 정도로 붕괴되었다. 모든지 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인간공동체의 자생적인 해결 능력과 방법이 무너지고 있다.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에게 다가가 선생님이 뭐하고 하면서 신체접촉을 하면 "폭행"으로 신고해 버리고 자신은 '미성년'이라 법집행이 안된다고 대든다. 담배피어서 옆 사람에게 피해 간다고 항의하면 자신은 금연구역에서 1m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이죽거린다. 불쌍한 사람을 돕고 정의구현을 하였더니 내가 가해자가 된다. 어른이 뭐라고 하면 꼰대라고 매장시켜 버린다.그러니 울분을 참자 못한 사람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자신의 목소리와 이권만 챙기려고 외치는 일방통행 식의 사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세대, 계층 간의 갈등만 심해진다. 이게 다 누구탓인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을 시키고 국민들을 자중시키면서 편안하게 만들어야 할 정치권이 맨날 고소고발을 일삼고 막말, 아님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과 가짜뉴스나 양산하고 이에 언론이 영합하여 진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극적이고 편향되고 선동기사만 양산해 내면서 또 그러면 변별력과 줏대 없이 우르르 달려들어 욕하고 악플을 남기고 서로 비방하는 사회 전체의 문제다.

언니, 저 맘에 안들죠 원본 갈무리
언니, 저 맘에 안들죠 원본 갈무리

3월 한달간 나온 기사 중 조회수가 많았던 제목의 기사들만 뽑아본다. 당신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이러면서도 기레기라고 욕할수가 있는가?

조선일보: [단독] 김종인 '문재인 정권, 민주주의 파괴, 황교안은 정직한듯 

중앙일보: 제주도, 코로나 증상있는데 5일간 쏘다닌(????) 모녀에 소송 건다.

중앙일보: [단독]'고3아들, 마스크 줄선뒤 발열, 마지막 말 엄마 아파" 

중앙일보: 中에 마스크 퍼준 뒤 혹독한 대가..韓·日·伊·이란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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