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시장 집무실에서 한 여성 공무원과 면담하다 해당 여성의 신체 특정 분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면담 후 즉시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고 오 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오 시장은 기자 회견에서 여성 공무원과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강제추행으로 인지, 머리 숙여 사과했다. 3전 4기로 어렵게 시장이 된 이후 시민들을 위해 시정을 잘 해내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스러우며 자신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알고 이런 잘못을 안고 부산 시민이 맡긴 시장직을 수행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사퇴 발표하는 오거돈 부산시장(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0.4.23 handbrother@yna.co.kr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해에도 미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시장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오 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0월 3일 북산국제영화제 개막시장 주변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이들의 계속된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고 강 변호사 등 3명을 대상으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 시장 측은 당시 "개인을 넘어 350만 부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과 부산시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 신뢰를 떨어뜨려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미투 의혹은 세간의 기억에서 잊히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오 시장은 6개월 만에 스스로 다른 성추행 사실을 밝히며 자진 사퇴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직 사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2020.4.23 handbrother@yna.co.kr
기자 회견 후 자리를 뜨는 오거돈 부산시장, 사진 제공: 연합 뉴스

오 시장이 사퇴함에 따라 부산시정은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으로 이끌게 됐으며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시청에 입성한 정무 라인도 일괄 사퇴할 예정이다. 한편 오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치러질 예정이어서, 부산시정은 1년간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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