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미국 CNN 보도로 촉발된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에 오늘 25일도 김정은이 공개활동 없이 잠행을 이어가는 바람에 별이별 소문과 억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한미당국은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영국 로이터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조언을 할 의료 전문가 팀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오늘 25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그 이후로 열흘이 넘게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아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습. 그 이후로 열흘이 넘게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아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21일 미국 CNN 방송 보도 등 최근 제기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확인해봤는데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라며 "김 위원장이 다시 복귀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는 섭정 체제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지 당선인은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다른 사람이 현재 섭정 중이며 본처인 리설주에게는 딸 밖에 없는데 다른 여인에게 일곱 살짜리 아들 한명이랑 있다. 리설주가 공식 처이지만 아들이 없으니 후계를 정하는데 여자들끼리의 (마치 조선시대 궁중암투처럼) 기 싸움이 있었는데 김정은이 쓰러진 마당에 더욱 본격화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도 보도에 가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시찰 도중 쓰러져 스텐트 시술을 받았지만 처치가 지연되면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중국 의료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슈칸겐다이는 김정은이 지방시찰 중 갑작스레 가슴 심장부위에 손을 대고 쓰러져 수행하던 의료진이 다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기면서 중국에 전문의료진 파견을 요청했다. 중국 당국은 즉각 베이징에 있는 중국의학원 소속 푸와이(阜外) 병원의 국가심혈관센터와 인민해방군 301병원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의료기재 등까지 포함해 50명 가까운 의료진을 구성해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보냈지만 도착을 기다리기에는 일각이 다급하다고 판단한 북한 의료진은 심장 스텐트 시술을 시도했다. 가장 중요한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1분 정도면 끝나는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의료진이 오기 전에 김정은을 구해야 했는데 시술을 맡은 심장외과의가 너무 긴장해 손을 떨린 데다가 김 위원장처럼 비만환자를 상대한 경험이 없어 지체하면서 막힌 피를 뚫어주는 스텐트 삽입에 8분이나 걸렸다. 그 사이에 김정은의 뇌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무슨 조선시대 현종대왕의 야사같은 이야기다. 

북한 같은 폐쇄 국가에서 김정은이 스스로 모습을 보여주거나 북한이 공영매체를 통해 소식을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속사정을 알 방법이 없다. 속수무책이다. 로이터등 CNN이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에 대해선 그저 익명의 소식통이, 내부 정보자, 휴민트 등으로만 칭하고 있어 출처가 불분명하고 그런 방식이 아니면 북한의 소식을 알 방법이 없다.  

2013년, 은하수관현악단 단원들과 함께 음란물을 찍은 혐의로 현송월이 총살을 당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자 총살설이 기정화 되었다. 심지어는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도 결혼 전 은하수 관현악단 시절, 이런 만행에 동참했다는 루머까지 나왔다. 그런데 현송월이 시간이 흐른 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했다. 뿐만 아니라 같이 총살당했다던 여러 음악가들로 함께 대동하면서....이런 희대의 오보에 어떤 해명과 사과를 하지 않은 국내 메이저 언론.....

80년대 최고의 홍콩배우는 단연코 성룡이었다. 대역을 쓰지 않으면서 몸소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현란한 액션을 펼치는 성룡은 한국의 꼬맹이들 사이에는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그중에 영화 촬영 중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이번 일본의 김정은 관련 보도와 유사한 내용도 정설화 되었다. 정말 심각하고 진지하게 그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확인할 길이 없고 알 수 있는 길은 오직 잡지, 영화, 신문 등의 언론을 통해서만 소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는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CNN 보도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 당국의 발표를 미루어 보면 김 위원장의 건재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건강 이상이 없다면 조만간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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