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비시 詩帖] 파묘
[김문영 비시 詩帖] 파묘
  • 김문영 글지
    김문영 글지 Kmyoung@krj.co.kr
  • 승인 2020.05.29 05: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묘>

 

"파묘합니다" 세번 소리지르고

세군데 산소의 중요한 자리 찍어내고

곡괭이도 울고 나도 운다

서둘러 포크레인 삽날이 울음을 밀어내는데

근심 모르는 뻐꾸기 뻐~꾹 뻐~꾹 청량하게 노래한다

2020년 음력 윤 4월4일 양력 5월26일

제천시 청풍면 실리곡리 산 중턱

큰아버지 내외 아버지 내외 합장으로 누워 계신 산소가

문득 낯설다

무너진다

평장 전환 산소 개량작업 봉분 열어보니

22년 세월 어머니 시신은 썪지 못하고 있었다

평생 밭매느라 걸린 관절염으로

심하게 굽은 오른쪽 무릎 그대로 굽은 채

하늘보고 울고 있었다

죽어서도 근심과 걱정 그리 많았을까

무엇이 서러워 썩지 못했을까

무엇이 안타까워 탈골하지 못했을까

내려놓고 비우면 그만인 것을

죽어서도 부질없는 것들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벌초 제사 없어지는 세태가 한탄스런 것일까

청풍김씨 판봉상시사공파 23세 규덕공 후손

가족묘원 조성하고 돌아서는 발 등 위로

눈물 뚝뚝 떨어지는데

하늘은 자꾸만 높아만 간다

 

말산업저널

여러분의 후원이 좋은 콘텐츠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듭니다.
  • 1,000
    후원하기
  • 2,000
    후원하기
  • 5,000
    후원하기
  • 10,000
    후원하기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시민대로 383 디지털엠파이어 B동 808호 (우)14057
  • 대표전화 : 031-8086-7999
  • 팩스 : 031-8086-799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옥현
  • 법인명 : (주)미디어피아
  • 제호 : 말산업저널
  • 등록번호 : 경기 아 50381
  • 등록일 : 2012-03-23
  • 발행일 : 2013-06-24
  • 발행/편집인 : 김문영
  • 말산업저널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말산업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orsebiz@horsebiz.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