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 기원 독창회 개최한 박소은 장신대 외래교수 인터뷰
“열심히 노래하고 관객들과 소통, 공감하며 격려 필요한 노래 많이 불러드리고 싶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코로나19가 집단감염의 우려를 낳다가 잠시 소강기를 가진 5월 27일 서울 벨라비타컨벤션에서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를 기원하는 소프라노 박소은 독창회’가 열렸다. 1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음악회는 한국가곡을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가곡 및 오페라 아리아 11편과 함께 4편의 앙코르곡까지 모두 15곡의 노래가 울려 퍼졌으며 객석은 뜨거운 환호와 호응으로 감동을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의 연대 및 협력을 통한 재난 대처를 위해 손잡자는 취지에 맞춰 ‘코로나19 극복 시낭송회’도 함께 열렸다. 관객들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지구촌에서 열린 가장 아름답고 기품있고 감동 가득한 음악회였다’며 노래에 인간에 대한 사랑과 슬픔, 연민과 위로를 진하게 담아 전하는 감동적인 박소은 소프라노의 열창에 빠져들었다.

음악과 예술의 힘은 위대했다. 긴 감동과 진한 여운의 음악회가 끝났지만, 그 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관객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가슴을 울리는 노래의 선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추억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감동 가득한 음악의 잔향을 전해주는 박소은 장신대 교수를 만나 음악회 개최의 뒷이야기와 음악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를 기원하는 독창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독창회를 기획하고 노래하는 감동이 컸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을 어떻게 느꼈는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했던 일을 겪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도움이 되고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다. 제가 유학을 했던 이탈리아의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분이 고통을 받는 현실이 두렵웠다. 그래서 제가 잘 할 수 있고 늘 부르는 노래로, 음악으로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치유가 되는 음악회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에 기획하는 촉박한 일정이었는데 고통 속의 국민들과 안타깝게 바라보며 일하는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여러분들에게 음악 선물을 보내드렸다는 점에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해냈다는 그런 보람과 기쁨이 크다.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음악회였다. 또한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며 연주까지 하는 이례적인 음악회였는데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고 기획을 했는지

기획을 준비하니 많은 분이 저절로 도와주셨다.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를 위해 노래를 하겠다고 하니, 공연 리플렛과 현수막, 포토존 등을 자발적으로 설치해준 인쇄소 대표님, 독창회 공연장소를 사회적 거리두기에 걸맞게 자발적으로 제공해주신 공연장 대표님, 사회, 진행, 해설, 대외협력 등을 모두 자원봉사로 함께 하겠다고 나서주셨다. 학생들은 현수막과 하트 모양의 응원 도구를 제작해 현장으로 공수했다.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의 힘이고, K방역, K민주주의의 힘이구나’를 깨달은 시간이었다. 세계 방역의 교과서이자 민주주의의 등불이라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뭐든 서로 돕고 나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 여수의 여러 어르신과 향우회 분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저는 음악적 도구로 소통했지만, 세상은 더 크고 아름다운 감동으로 보답해 주셨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힘으로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가 성큼 다가오길 기원한다.”

-마스크 쓴 관객과 함께 한 기분도 묘했을 것 같다. 마스크를 쓰고 발열 점검을 하고 참가자 인명록을 작성하는 등 걱정과 우려도 컸을 것 같다

노래하는 내내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는 저를 바라보는 분들의 눈빛이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공연 전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내 음악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첫 곡을 시작할 때 두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동자마다 따뜻하고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셨고, 노래하는 제가 치유하는 그런 온기 가득한 감동이 전해왔다.

마스크라는 장벽, 바이러스라는 감염의 공포를 넘어서서 음악의 위대한 힘을 나누는 데 작은 힘이나마 동참한 것 같다. 독창회 다음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참석자가 적어도 걱정, 많아도 걱정이었는데 적당한 수의 관객이 오셔서 방역, 감동, 음악 모두 완벽한 독창회로 끝나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 속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으셨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노래를 15곡이나 불러 엄청난 에너지와 많은 노래 수에 모두 놀랐다

15곡을 노래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것도 고도의 집중력과 에너지가 필요한 가곡과 아리아라는 점에서 제가 지닌 혼신의 힘을 모두 쏟아내야 했다. 대부분 음악회에서는 성악가가 2곡 정도를 하고 독창회도 현악 앙상블이나 다른 협연자가 나와 연주하기 때문에 성악가가 8곡 정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무대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우리 국민들, 대구·경북 시민들, 지구촌의 시민들에게 저의 모든 열정과 땀방울, 꿈을 바침으로써 세계인들에게 함께 노래하고 음악을 나누며 사랑과 소망을 실현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었다. 15곡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었고 실제 독창회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많은 분의 격려와 성원, 자발적인 기부와 방역 활동 때문에 아무런 문제 없이 뜨거운 박수와 감동으로 끝났다.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했구나’라는 안도감과 기쁨으로 행복하다. 특히 ‘별을 캐는 밤’의 정애련 작곡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김효근 작곡가가 직접 와주셔서 떨리기도 했고 감동도 받았는데 두 분이 모두 좋아하고 응원하며 격려해주셔서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박소은 교수는 이번 음악회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과 세계인들을 위해 노래 15곡을 불렀다.
박소은 교수는 이번 음악회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과 세계인들을 위해 노래 15곡을 불렀다.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어땠는지

“준비한 드레스를 4번 갈아입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해설해주는 교수님이 중간중간 멘트하며 진행해주는 동안 준비한 검정, 빨간 장미꽃, 노랑, 보랏빛 색상의 4벌 드레스를 허겁지겁 갈아입고 무대로 나가곤 했다. 헐레벌떡 연주복을 바꿔입고 나오면 관객들이 환호해주시고 즐겁게 들어주셔서 행복하게 연주할 수 있었다.

객석의 반응을 고려할 때 연주자로서 무대의상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연주복에 대해 늘 신경을 쓰곤 한다. 어떤 음악이든 드레스를 급하게 갈아입고 음악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다. 또 한국 가곡은 한국 가곡대로, 독일 가곡은 독일 가곡대로, 이탈리아 가곡은 이탈리아 가곡대로, 오페라 아리아는 아리아대로 다 어렵고 나름의 독특한 특성이 있다. 이번 독창회에서 음악의 특성과 드레스 코드를 조합시켜 생각하며 갈아입었는데 많은 분이 좋은 점수를 주셔서 즐거운 마음을 노래할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5주기, 광주민주화운동 40주기 등 의미 있는 자리마다 노래해 사회성 짙은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사회적 짙은 개념 있는 활동을 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자리가 주어지고 서야 할 자리에 대한 요청이 올 때 노래하는 자리라고 생각이 되는 곳이라면 빼지 않고 당당하게 노래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대한민국의 상황을 생각할만한 공연에 자주 함께 하게 됐다. 그중에는 우연히 초대된 곳도 있고 저를 알고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음악회도 있었다.

제가 어떤 사회적인 성향을 크게 가진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 등 모든 국민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노래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당당하게 노래하다 보면 앞으로 제 인생에 어떤 일들, 사건들이 일어나도 저 자신을 믿고 의지하고 붙잡아 나갈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그런 공연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면 언제든 서슴지 않고 하려고 한다. 개념소프라노는 용어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고 저는 제가 설 자리라면 언제든 당당하게 무대에 서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박소은 표 음악은 어떤 음악철학을 추구하면서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공감과 소통을 계속해나갈 것인지

제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서 사랑과 배려의 음악으로 청중들,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대개 공연할 때는 아는 관객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모르는 분들과 만나게 된다. 처음 공연을 시작할 때 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입장하고 노래를 시작한다. 그럴 때 관객들도 미소를 짓고 따뜻하게 바라보며 저에게 박수를 쳐주시곤 한다. 저의 노래로 고통받고 버거운 삶을 사는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 앞으로 계속하게 될 오페라, 독창회 등 어떤 공연장이든 아름다운 선율로 저의 열정과 사랑을 담아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꿈이다. 어떤 공연장이든, 어떤 분들이 오시든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제가 노래할 수 있는 순간까지 호흡이 다 하는 시간까지 열심히 노래하고 관객들과 소통과 공감을 나누며 배려와 격려가 필요한 노래를 많이 불러드리고 싶다.

제가 추구하는 ‘박소은 표 음악’은 따뜻함이 배어있는 음악, 위로와 치유가 되는 그런 음악이다. 저 역시 인생사의 모든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음악은 늘 저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됐다. 살아오면서 겪은 어려움, 행복했던 시간이 모두 아름답고 따뜻한 노래로 전해지길 바란다. 제 노래를 들으면 따뜻함, 열정, 기쁨이 떠오르시길 기대한다. 제가 노래하면 항상 저절로 믿음과 신뢰가 가고 노래를 들을 때면 즐거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박수치고 저도 함께 박수를 치며 저절로 미소를 떠올리는 따뜻한 공감과 나눔의 음악이 되길 기대한다.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를 기원하는 소프라노 박소은 독창회’를 개최한 박소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로나19 극복과 지구촌 평화를 기원하는 소프라노 박소은 독창회’를 개최한 박소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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