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에 재미와 감동을 더하는 건 ‘중계’이다.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 축구에서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송재익 캐스터의 중계 멘트는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스포츠의 왕이라고 불리는 경마에서 ‘중계’의 중요성과 감칠맛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 현직 경마 중계 아나운서들이 뽑은 한국경마 명중계 멘트(?)는 무엇이 있을까? 아나운서 본인들이 직접 중계한 경마대회뿐 아니라 선후배 아나운서들이 재치 있게 창조해 낸 명중계 멘트를 물어봤다.

현직 경마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김종덕, 김수진, 김정륜 아나운서의 모습(왼쪽부터) ⓒ미디어피아 황인성
현직 경마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김종덕, 김수진, 김정륜 아나운서의 모습(왼쪽부터) ⓒ미디어피아 황인성

 

 

 

■ 김주리 아나운서 - 2011년 제주 마주협회장배 / 박명만 아나운서 중계

“이 경주는 박명만 아나운서가 중계를 했는데요. 박명만 선배의 경우 아나운서 중에 분당 발화수가 가장 많으세요. 2011년 마주협회장배 경주를 보면 역전승을 하고 이런 장면 끝까지 결승전을 통과하는 장면을 정말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정륜 아나운서 - 2019년 동아일보배 / 김종덕 아나운서 중계

“김종덕 아나운서가 ‘실버울프가 동아일보배 우승을 품에 안는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우승을 품에 안는다’라는 표현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느껴져서 품격 있는 경주 중계 멘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김수인 아니운서 – 2003년 코리안더비 / 김경준 아나운서 중계

“경주 자체의 분위기를 살리는 중계가 어떤 건지를 많이 느끼게 되었어요. 말 이름을 부를 때도 굉장히 음율이 살아있고 경주 박진감을 더해주는 중계의 리듬 음정 이런 것들 분위기들이 너무 좋아서 그 경주처럼 언젠가는 흥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중계를 하고 싶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수진 아나운서 – 2019년 코리아스프린트 / 김종덕 아나운서 중계

“경마는 국가대항전이 없었잖아요. 근데 코리아컵 국제대회가 생기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애정을 듬뿍 담아서 할 수 있는 중계라서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김종덕 아나운서가 샤우팅이 유명하신 분인데 샤우팅이 가장 적합하게 발휘됐던 경주가 코리아스프린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김종덕 아나운서 – 2019년 코리안더비 / 김종덕 아니운서 중계

“결승선 직선 주로에서 문세영 기수 ‘원더풀플라이’ 최고의 기수가 최고의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렇게 멘트를 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지난해 코리안더비가 저한테도 기억이 가장 남고, 가장 명중계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들이 직접 선정한 명중계 멘트에는 국내 최장수 경마 아나운서 타이틀을 갖고 있는 김종덕 아나운서의 중계가 3차례나 선정됐다. 오랜 경험과 연륜 덕분에 경마 아나운서들의 롤 모델이자 멘토로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경마대회 중에서는 코리안더비가 2차례 선정됐다. 국내산 3세말 중 최강자를 뽑는 코리안더비가 치열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기 때문인 듯 보인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