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코로나19 방역,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 대책 세워야

◎ 현황 점검

 

올해 2월23일 일요일경마가 갑자기 취소된 이후 무려 4개월 동안 경마가 열리지 못했다. 6.25전쟁 기간을 제외하고 한국경마 9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6월19일부터 마주 100명만을 사전예약 받아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경마의 본질에서 한참 어긋난 경마시행이다. 말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미치고 환장하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말생산 농민은 물론이고 경마시행에 종사하는 일당직 음식점 편의점 예상지 발행사 및 유통회사와 판매인 등 부대산업 종사자들도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속수무책으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주마의 생산유통이다. 경마는 좋은 경주마를 출현시키기 위한 검증과정이다. 경마가 중단되어 경주마의 생산-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려 시계바늘처럼 돌아가는 생산-육성-훈련-경주-생산으로 이어지는 경마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생산자들의 피해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마권발매원, 장내질서요원, PA 등 계약직 혹은 아르바이트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마사회 시설을 임대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음식점, 편의점, 예상지판매소 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30여 개에 이르는 경마전문지 발행사들은 휴업은 물론 폐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 위기상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전 인류의 재앙이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 경마시행국들은 관중 없이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마권을 발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은 2009년 7월 20일 잘 진행되던 온라인 마권 발매 제도를 페지했다. 세계 1위의 IT강국을 자랑하면서도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떠밀려 이율배반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경제가 활성화하려면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이해하는 경제상식이다. 그런 개념에서 경마는 소비를 진작시키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내수경기 활성화에 좋다. 뒤늦게 20대 국회에서 강창일 의원이 온라인 마권발매 부활을 대표발의했으나 20대 국회 종료와 더불어 사장되고 말았다. 이제 21대 국회에서 새롭게 법률안을 발의해 온라인 마권발매를 부활시켜야하는 과제가 고스란히 넘겨져 있다.

시민단체는 그렇다치고 정책 당국조차도 경주마의 생산-육성-훈련-경주-생산으로 이어지는 경마산업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경마를 경륜이나 경정과 같은 단순한 경주류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소가 웃을 일이다. 심지어 사행성이 아주 높은 복권이나 카지노보다도 더 푸대접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행은 요행이나 운에 의존한다.그러나 경마는 요행이나 운에 의존할 수 없다. 경주마의 능력 70%, 사람(기수,선수)의 능력 30%를 대입하여 우승열패를 분석하고 추리한다. 거의 100% 사람(선수)의 능력에 의존하는 일반스포츠보다 폄훼당하고 있으니 세계적으로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방역대책은 세계 1등으로 시행하고 있으면서 경마정책은 세계 꼴찌를 질주하고 있으니 보통 모순이 아니다. 경마에 대한 몰이해가 몰정책으로 이어져 세계에서 유일한 `말산업육성법`을 사장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는 인간 생활에 새로운 형태 즉 언택트 생활습관을 요구하고 있다. 경마는 비대면 환경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산업이다. 과거에 시행하던 온라인 마권발매(knetz. 현재 마이카드)만 부활시키면 된다. 경주는 경마장에서 시행하고 온라인 중계를 하고 온라인 마권 구매를 시행하면 비대면으로 산업을 안정화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일제는 1919년 3.1독립운동 이후 식민지 통치정책을 강압정책에서 우민화정책으로 바꾼다. 우리나라의 현대적 말산업은 일제에 의해 식민지 통치의 수단으로 접목되었다. 1922년5월 한강철교 아래 백사장에 새끼줄을 쳐놓고 말들의 달리기 시합을 한 것이 한국경마의 태동이다. 조선 백성들을 우민화시키기 위해서 경마를 도입한 것이다. 해방은 되었으나 ‘조선마사회’라는 이름을 ‘한국마사회’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일제의 경마시행 제도를 고스란히 이었다. 세계의 선진국들이 경마=스포츠의 왕으로 정착시키는 동안 한국은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는 정책을 시행해 경마=도박의 황제라는 국민들의 인식을 고착화시켰다.

이제 이러한 역사적 적폐를 거둬내야 한다. 일제의 잔재와 적폐를 거둬내는 것은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가능하다.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그 법에 의해 한국마사회는 가칭 ‘말산업진흥공단(원, 처 등 합리적 이름 부여)’으로 거듭나야 한다. 경마시행은 경마법을 별도로 만들어 말산업진흥공단의 산하기관으로 두면 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경륜경정본부처럼 하면 된다. 새로운 기구 말산업진흥공단은 승마 대중화와 경마 세계화에 힘쓴다면 경마=도박, 승마=귀족스포츠, 한국마사회=복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조선부터 이어온 웅혼한 기만민족의 기상도 드높일 수 있다. 현재의 조직으로 구호로만 국민마사회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말산업은 경제다. 말 1마리를 기르면 5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농어촌지역경제가 풍요로워진다. 말산업은 문화다. 기마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말문화가 우리 역사 곳곳에 스며 있다. 말문화 부흥의 새시대를 열어 민족의 기상을 높여야 한다. 말산업은 건강이다. 국가가 튼튼하려면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 승마와 재활승마는 국민생활을 더욱 건강하게 한다.

도시에는 건강을 농촌에는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촌경제를 활성화시켜 도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여주는 대안산업으로 말산업이 적합하다. 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마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되었다. 유독 경마에 대해 각종 편파적 규제를 쏟아냈다. 수치상으로 규모가 가장 큰 산업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사행성이 훨씬 강한 복권과 스포츠토토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경마산업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는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고 있는 경마는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접근성에서 소위 유사산업과 경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마팬은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신규 경마팬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말산업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마권이 복권, 스포츠토토와 접근성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네 편의점 발매와 2009년 폐지된 온라인 발매 부활이 하루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온라인 마권발매를 하지 못하는 현상은 아이러니다. 복권이나 토토에 비해 사행성이 현저하게 낮은 경마가 이렇게 홀대받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단 한나라도 없다.  

또한 말(馬)은 구제역에도 걸리지 않는 가축이다. 연례행사처럼 구제역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축산농가를 말사육으로 전환토록 하면 어떨까.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들처럼 말고기를 일상화하여 축산농가를 안정화시키고 국민들에게는 고급 단백질을 공급하여 국민건강을 튼튼하게 하면 어떨까. 또한 말산업은 6차산업(1,2,3차 산업을 융복합해 농가 소득을 확장하는 산업)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다. 말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려면 한국마사회를 폐지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설립하여 추진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더 나아가 세계의 대부분 경마선진국처럼 경주마 생산자와 마주들이 중심이 되어 경마를 시행하는 민영화 도입도 적극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 결론

 

코로나19의 위기는 완전히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요구한다.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말산업, 특히 경마산업을 어떻게 해야할까.

 

첫째 관람 문화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관람대와 장외발매소의 좌석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여 당국의 방역수칙을 완벽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주차장에 마권발매소를 설치하여 드라이빙 마권발매도 검토해볼만하다.

 

둘째 언택트 경마를 추진해야 한다. 경마는 비대면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아주 적합한 산업이다.언택트 경마시행을 위해 2009년에 폐지시켰던 온라인 마권발매 제도를 시급히 부활시켜야 한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부활하면 투명한 마권매매로 경마의 건전화 공정경마 구현도 이룰 수 있다. 온라인 마권발매를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이 필요하다. 신속한 입법을 위해 의원 발의 보다는 정부 입법이 효과적이다. 한국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온라인마권발매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경마보다 사행성이 훨씬 높은데도 기획재정부가 관장하는 복권,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는 토토는 전국 7000여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발매를 하고 있다. 경마는 3개의 경마장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사행성이 가장 낮은 경마는 접근하기 어렵게 하고 사행성이 높은 복권이나 토토는 접근을 쉽게 하는 정책은 혁파되어야 한다.

 

셋째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마사회 조직이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역사성이나 국민적 정서로 볼 때 한계가 있다. 마사라는 용어는 순전히 일본식 용어다. 마사회라는 이름을 과감하게 버리자.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하나로 합쳐 말산업진흥법으로 통합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창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경마는 경마법을 별도로 제정하여 말산업진흥공단 산하에 두면 된다.

 

넷째 세계적으로 국가가 독점으로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일본,인도 3개 나라밖에 없다.그나마 일본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경마를 시행한다. 영국에서 현대 경마를 시작할 때 마주(귀족)들이 누구의 말이 더 강한지 시합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시장경제 원리로 경마가 시행된다.우리나라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민영화를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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