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무관중 경마 해외 수출로 새로운 수익 모델 모색
해외 실황 배급사의 한국경주 수입 요청 급증
주요 경마시행국, 온라인 마권 발매 통해 자국 경마산업 보호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국내에서는 즐기지 못하고 해외에서만 즐긴다? 역설적이지만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국경마 얘기다.

영국 배팅샵에서 중계되고 있는 한국경마 경주 모습(사진= 한국마사회).
영국 배팅샵에서 중계되고 있는 한국경마 경주 모습(사진= 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무고객 경마가 시행됨에 따라 경마 매출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경마 경주를 ‘온택트’로 전하는 경주 수출 사업이 해외 경마 시행체들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주요 경마 시행국들이 자국 경마 이외에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활용한 해외 경주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마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경마 시행체·배급사는 한국경마 경주 수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수입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유럽 지역 국가에서는 기존의 서울, 부산경남 서러브레드 경주에서 더 나아가 제주 경주(제주마·한라마) 수입에 대한 관심을 보인 사례도 있다.

한국 경마에 대한 관심은 경주 수출 사업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6월 19일 한국경마가 무관중 경마를 시작하며 미국, 영국, 호주 등 7개국에 132개 경주에 대한 수출이 재개됐고, 경마 재개 2주차부터는 싱가포르에도 경주 수출이 다시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 8개국에 한국 경주가 정기적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경마 재개 후 한 달 간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수출 경주 수60%, 매출액 35% 이상 증가).

한국마사회의 경주 수출 사업은 아직 전체 매출의 1% 수준이지만 2018년 13개국에 매출규모 724억 원, 작년에는 14개국(정기 11개국, 부정기 3개국)에서 매출규모 761억 원을 창출하는 등 매년 급속도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로 해외 국가들의 ‘온택트’ 발매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마사회 또한 경주 수출 사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경마에 대한 해외의 큰 관심과 달리 국내에서는 현재 양질의 한국경마를 즐길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경마산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한 제도적 고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에 부딪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한국 경마가 정상화 궤도를 향해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서울·부산경남 경주 뿐 아니라 제주 경주 등 세계 각국의 니즈에 맞춰 특색 있는 경마상품 수출로 해외 경마팬의 갈증을 해소할 준비도 마쳤다”며, “다양한 개성을 가진 우리나라 경주가 전 세계에 수출되면 국제무대에서의 한국 경마의 위상도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마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영국은 7월 20일부터 마주들의 입장을 허용했으며, 프랑스도 5월에 이미 온라인 발매 채널만 운영한 채 무관중으로 경마를 시행했다. 7월 중에는 입장 관중 수 5천 명 제한을 두고 재개장을 진행한다. 미국은 각 주(州)별로 조치 상황이 다르지만 대다수의 경마장이 이미 6월부터 경마 시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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