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가 주관한 2013 하계 심포지엄 말산업 가치창조와 도전.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 하계 학술 심포지엄 성황 개최
제주 말산업 관계자 100여 명 참석…현장 목소리도 경청

“우리나라 말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가 각 지자체와 단체마다 중구난방식으로 말산업에 뛰어들어 발전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말산업이 실제 신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그 바탕이 튼튼해야 합니다.”

한국동물자원과학회 산하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회장 정승헌)가 2013 하계 학술 심포지엄 ‘말산업 가치 창조와 도전’을 개최했다. 지난 6월 27일 제주 한화리조트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제주도와 내륙 지역 말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정승헌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장은 인사말에서 국내 말산업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에 말산업의 가치를 바로 창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승헌 회장은 내륙과 제주 말산업의 공동 발전 모색, 제주도의 말산업 특구 유치 노력 등이 오늘날 말산업의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자 당면한 도전임을 주지시켰다. 이를 위해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가 말산업 발전의 중간 역할을 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정부에 정책 반영을 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장을 맡았던 강민수 명예회장 또한 “오늘날은 말의 시대”라며, 한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5명의 발제자가 각각 주제 발표를 하는 1부와 4명의 토론 참가자가 모두 발언을 통해 플로어의 토론을 이끌어 낸 2부로 구성됐다. 제주축산진흥원 김준 팀장의 ‘제주마 혈통 보존 관리’ 발제에 이어 난지축산시험장 김남영 연구사가 ‘한국형 승용마 육성 및 R&D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김남영 연구사는 우리나라 자체 육성 승용마의 필요성과 말 사육 두수 증가에 따른 말고기 산업의 확대를 주장했다. 김남영 연구사는 “축산물공판장 도축 두수는 2010년에 781두로 나타났지만, 실제 도축두수는 연간 1,500두 이상일 것”이라며 “말고기 연간 소비량도 약 300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주 퇴역마를 활용한 말고기는 육질 향상에 한계가 있고 농가의 수익성도 낮기에 말고기 전용 말 품종 도입과 육질 평가로 고품질 말고기 생산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남영 연구사는 “승마 산업이 성장하고 있으나 전용 승용마 품종이 부재하고 제주산마 활용이 최대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만큼 이를 활용한 승용마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난지축산시험장에서는 한국형 승용마 연구 개발을 목표로 가라(흑색) 또는 가라월라(흑백얼룩이) 모색을 가진 암말 80두와 숫말 5두를 기초축군으로 선정해 교배를 실시했다. 김 연구사는 이에 따라 출생한 생산자마의 체형과 체구 특성 측정치, 항목별 체형 성장표, 승용마 품성 평가 연구, 모색 특성 연구에 관한 등의 진행 상황을 정리해 발표했다.

‘재활승마의 기대 효과와 대중화 접근 방법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대구대학교 건강증진학과 신학수 교수는 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에서 2012년 발표한 ‘말 관련 자격제 설계 연구’, 그리고 말산업 국가 자격시험 교재 등에서 명시하고 있는 재활승마지도사 관련 항목의 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신학수 교수는 ‘승마를 통하여’, ‘장애를 치료하도록 지도’하는 재활승마지도사에 관한 애매한 정의는 의사의 처방권과 공간적 지배 범위의 문제를 야기하는 등 의료법상 쟁점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외국의 승마 치료와 비교할 때 재활승마지도사와 치료사는 의료면허를 취득하거나 교육학 또는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인이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 직무를 누가 수행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2부 토론회에서는 농협중앙회 남인식 부장,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의 강원명 사무관, 제주마생산자협회 신상섭 회장, 제주 생활체육승마연합회 정희광 회장 등이 패널로 참석, 모두 발언을 통해 토론을 이끌었다. 강원명 사무관은 한라마가 2020년 이후 경주마 퇴출 문제로 농가의 반발이 크고 승용마로도 완전히 적합하지 않은 문제를 언급하며 품종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마 매출이 떨어져 말산업 관계자들의 시름이 더한데 국내 말산업이 세계적으로 발전하도록 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섭 제주마생산자협회장은 순수 토종마인 제주마의 개량이 말산업 발전의 원천임을 지적했다. 하지만 제주마 보존 차원에서 교배를 적극 실시하지 않는 문제를 언급하며 축산진흥원이 씨수말을 정해 교배 지원을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남인식 농협중앙회 부장은 한우 개량의 역사를 언급하며 제주마의 집중 선택 개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 부장은 “제주마를 비육마로 활용하고 지구력대회에도 활용하는 등 다차원적으로 접근하려고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얘기”라며, “집중 선택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남인식 부장은 가축 개량의 3원칙으로 △혈통 관리 △검증 심사 기준의 엄격성 △계획된 교배를 언급하며 제주마 개량에도 이와 같은 원칙을 적용하라고 했다. 또 축산법과 비교했을 때 말산업육성법은 법률적으로 미비한 점이 많다며 개량 기관과 말 등록 기관, 개량 목적 등의 명시가 있어야 함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남인식 부장은 “그럼에도 말산업은 산업적 이용 효과가 큰 분야”라며, “농협도 말산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말학술산업연구회는 기존의 마연구회에서 이름을 변경하고 각 분야별 분과위원회로 말수의장제위원회, 말영양·유전자원위원회, 재활승마위원회 등을 조직한 뒤 말에 대한 학술적 산업적 발전 기반과 정책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향후 활동 방안을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