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경주마-2] - ‘적소성대’ 시계를 거꾸로 돌리다
[추억의 경주마-2] - ‘적소성대’ 시계를 거꾸로 돌리다
  • 심호근 기자
    심호근 기자 keunee1201@naver.com
  • 승인 2020.09.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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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말혈통정보 `적소성대` 마적사항
사진제공 = 한국마사회 말혈통정보 `적소성대` 마적사항

 

 

[말산업저널] 심호근 기자 = 한국 경마가 멈췄다. 한국마사회는 9월 1일부터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등 3개 경마장에서 시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를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020년 2월 23일부터 경마를 중단하고 경마관계자 생계자금 무이자 대여, 입점업체 임대료 면제 등의 선제조치를 취한 데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지속되던 6월 19일부터는 말산업 기반 유지를 위해 보유재원을 활용하여 ‘무고객 경마’를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층 강화된 정부 방역지침이 적용되어 고객 입장시기가 불투명해지고, 경영상황 또한 한계에 봉착, 전 직원 휴업과 무고객 경마 잠정 중단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

한국경마는 오는 2022년이 되면 한국경마시행 100년이 된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경주마가 활동을 했고,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경마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데 있어 그 어떤 자료보다 경주마 한 두 한 두가 모두 한국경마의 역사로 대변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경마가 잠시 숨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시간을 통해 과거 주요 경주마를 살펴보고,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경주마는 일반적으로 2~3세의 나이에 데뷔를 한다. 경주마로서 근육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시점은 3세로 볼 수 있고, 4~5세는 경주마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성기로 평가된다.

과거 경주마 중에서는 전성기가 훌쩍 지난 시점에서 전성기를 맞이한 경주마가 있었다.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경주마, 회춘한 경주마....그의 이름은 ‘적소성대’다.

현역 시절 ‘적소성대’의 통산 성적은 48전 11승 준우승 6회다. 총 1억 8천만원 이상의 상금을 수득했고, 1등급에서도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던 마필이라 올드팬들의 기억에 남는 경주마로 평가된다.

그럼 ‘적소성대’가 왜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경주마로 회자될까?

뉴질랜드산 ‘적소성대’는 통산 11승 중 첫 우승을 1994년 2월 4세의 나이에 기록했다. 1994년 10월 2승째를 기록한 ‘적소성대’는 1995년에는 두 번의 특별경주 우승 포함, 1등급 경주에서 우승을 기록하는 등 4승을 보태 통산 6승째를 기록해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후 부진에 빠졌다. 1995년 11월 이후 1997년 7월까지 약 2년여 동안 우승을 기록하지 못한 것.

 

사진제공 = 8세의 나이에 5연승을 기록한 `적소성대`의 성적표
사진제공 = 8세의 나이에 5연승을 기록한 `적소성대`의 성적표

 

 

‘적소성대’가 오랜 부진을 극복하고 우승을 기록한 날은 1997년 8월이다. 당시 비인기마로 분류된 ‘적소성대’는 당당히 우승을 기록해 단승식과 복승식에서 모두 999배당의 주인공이 됐다. 2년여 만에 우승을 기록한 ‘적소성대’의 마술 같은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1997년 8월 우승을 기록한 ‘적소성대’는 1개월만인 1997년 9월 경주에서 우승을 기록해 2연승을 기록했고, 이어 10월 경주에서 우승, 11월, 12월 경주에서 연거푸 우승을 기록해 무려 5연승의 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적소성대’의 나이는 무려 8살이었고, 5연승을 기록했던 모든 경주가 1등급무대라는 점에서 미스터리한 성적으로 회자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고, 패배를 몰랐던 ‘적소성대’의 적은 상대도, 나이도 아닌 부상이었다. 1997월 12월 7일 경주 후 ‘적소성대’는 굴건염의 판정을 받았고, 이후 계인대염의 질병 등으로 인해 결국 경주마로서 활동을 멈추게 되었다. 굴건은 경주마가 운동시 근육을 수축시킬 때 작용하는 힘줄로 굴건에 질병이 생기면 운동 능력에 절대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계인대염도 계인대에 부상을 당하게 되면 다리를 정상적으로 뻗거나 땅에 닫기를 꺼려해 보폭이 짧아지고, 인대의 손상 여부에 따라 회복이 불가능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도 경주마로선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점에서 당시 8살의 ‘적소성대’로선 부상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고, 뒤늦게 찾아온 전성기의 활약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적소성대’의 사전적 의미는 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되고, 많아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주마 ‘적소성대’는 아쉽게도 부상으로 은퇴를 했지만 자신의 이름처럼 초반 다져진 초석이 후에 큰 성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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