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경주마-4] - 강골 ‘복민호’ 꾸준함이 곧 경쟁력
[추억의 경주마-4] - 강골 ‘복민호’ 꾸준함이 곧 경쟁력
  • 심호근 기자
    심호근 기자 keunee1201@naver.com
  • 승인 2020.10.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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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말혈통정보 `복민호` 마적사항
한국마사회 말혈통정보 `복민호` 마적사항

 

 

한국 경마가 멈췄다. 한국마사회는 9월 1일부터 전 직원 휴업을 시행하고,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등 3개 경마장에서 시행 중이던 무고객 경마를 잠정 중단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020년 2월 23일부터 경마를 중단하고 경마관계자 생계자금 무이자 대여, 입점업체 임대료 면제 등의 선제조치를 취한 데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지속되던 6월 19일부터는 말산업 기반 유지를 위해 보유재원을 활용하여 ‘무고객 경마’를 재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층 강화된 정부 방역지침이 적용되어 고객 입장시기가 불투명해지고, 경영상황 또한 한계에 봉착, 전 직원 휴업과 무고객 경마 잠정 중단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

한국경마는 오는 2022년이 되면 한국경마시행 100년이 된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경주마가 활동을 했고,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경마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데 있어 그 어떤 자료보다 경주마 한 두 한 두가 모두 한국경마의 역사로 대변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경마가 잠시 숨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시간을 통해 과거 주요 경주마를 살펴보고,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필자가 과거 경마를 처음 접했던 시기에는 유독 정감이 가는 경주마가 많았다. 여느 경주마와 비교해서 뚜렷하게 호성적을 기록하지도 않았고,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는 추억의 경주마가 많다. 1993년 시행된 개인마주제 이전의 시대라 경주마의 출전주기가 짧아 자주 접했던 점도 기억에 남았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경주마는 소위 꾸준함이 돋보였던 경주마인 ‘복민호’다. 과거 1980년대부터 1990초까지는 고령의 경주마가 많았다. 1989년 은퇴한 일본산 경주마 ‘백설호’는 13세까지 경주마로 활동을 했고, 이외에도 당시는 경주마 자원이 충분치 않았던 시기라 경주 출전만 100전을 넘긴 경주마가 허다했다.

지난 2013년 국내에는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유명세를 치른 경주마가 있었다. 주인공은 통산 101전의 경주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과 준우승을 기록하지 못한 채 은퇴를 했던 ‘차밍걸’이다. ‘차밍걸’이 이슈가 된 이유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통산 100번이 넘는 101전의 경주를 치렀기 때문이다.

이전 1985년도에 활약했던 ‘복민호’는 모색이 회색으로 10살까지 현역 생활을 했던 경주마다. 통산 124번의 경주를 치르는 동안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기억에 남는 이유는 꾸준함과 성실함, 건강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에서 확인되는 ‘복민호’의 현역 시절 성적은 124전 9승 준우승 17회, 3위 25위, 4위 17회, 5위 20회다. 통산 124전 중 단 9승밖에 기록을 하지 못했으나 입상률은 21.1%를 기록했고, 3위 이내의 연승률은 41.5%에 달할 정도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경주가 많았다.

경쟁마를 월등한 성적으로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유독 3위, 4위, 5위의 성적이 많았기에, 모색이 회색으로 눈에 띄었기에 올드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복민호’의 강점은 꾸준함이자 건강함에 있다. 한국마사회에서 전산화된 기록에 따르면, ‘복민호’는 1985년 2월 이후 1990년 9월 은퇴를 할 때까지 124번의 경주를 치르는 동안 공백이 거의 없었다. 1989년 7월 경주 후 9월에 출전한 경주와 이후 11월에 출전한 단 두 번의 경주를 제외하곤 모두 1개월 이내의 텀을 두고 경주에 출전했다. 약 6년여의 기간 동안 짧게는 2주 만에 경주에 출전했고, 단 두 번을 제외하곤 모두 1개월 이내의 출전주기를 가지고 출전할 할 정도로 강단을 자랑한 것.

국내에서 경주마 기록이 전산화된 이후 실전에서 최다 출전한 경주마는 ‘학마을’이다. ‘학마을’은 통산 134번(출전기간 1985/01/13 ∼ 1992/04/12)의 출전 경험이 있다. 이외 ‘노도호’와 ‘백작호’가 통산 129번의 경주에 출전했고, ‘뭉게구름’이 통산 128번의 경주 경험이 있다. 한국마사회의 기록에 따르면 ‘복민호’는 통산 123전의 경주 출전으로 역대 9번째로 많은 경주 출전의 경주마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단, 필자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전산화된 기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실질적으로 국내 최다 출전의 경주마인 ‘학마을’은 한국마사회에 기록된 첫 경주가 1985년 1월 당시 3세의 나이로 데뷔 시기와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복민호’는 한국마사회에서 제공된 첫 경주의 나이가 1985년 당시 5세였다. 경주군도 1등급 1850m 라는 점에서 아마도 2년 정도 빠른 시기에 데뷔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공식이지만 실질적으로 123번의 경주 출전보다는 월등히 많았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건강하면서도 꾸준하고, 성실했던 ‘복민호’, 실전에선 아쉽게도 우승과 준우승보다는 3, 4, 5위의 성적에 익숙했던 그이지만 항상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던 강단마로 기억에 남아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말산업이 큰 위기에 처해있지만 현 시점에서 과거의 경주마 ‘복민호’처럼 주어진 여건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전환점의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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