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3일, 코로나19로 경마가 전면 중단되며 말산업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축산경마 관계자들은 ‘온라인발매’ 입법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과 직원들 간 비밀녹취에 의한 막말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며 많은 관계자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말산업저널

4월21일 경륜·경정의 온라인발매 법안이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 입법 시행까지는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상정 과정이 남아 있지만, 전례로 볼 때 사실상 입법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유사 사행산업으로써 형평성을 감안할 때,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 역시 법안 통과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은 셈이다. 

그런데 ‘구름은 잔뜩 끼었는데 비는 오지 않는’ 것처럼 마사회 내부 폭로로 악화된 여론 때문에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과 직원들 간 비밀녹취에 의한 막말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며 많은 관계자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사회 많은 관계자들이 김 회장의 전문성과 추진력이 마사회 개혁과 온라인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이하 축경비대위)는 “최근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전담기관이며 한국마사회법에 의한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 회장과 직원들 간 비밀녹취에 의한 막말 폭로 언론보도와 함께 대통령의 감찰지시를 접하면서 참담함을 넘어 절망과 비애를 느낀다.”고 밝혔다.

사실 마사회 정규직원 노동조합은 계속해서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마사회 내 나머지 4개 노조는 금번 사태의 실체를 파악하고 김 회장을 구심점으로 한 ‘인사혁신과 온라인 발권 법제화’ 추진을 하자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마유관단체들 역시 마사회 내부 기득권 싸움을 중단하고 ‘온라인발매입법화’에 총력을 다 할 것을 요구했으며, 약 1,000여명의 경주마관리사 노조 역시 ‘내부싸움 즉각 중지와 온라인입법화 추진, 마사회 내부 유보금 고갈시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이번 김 회장의 폭언 녹취 폭로는 신임 회장의 인사권을 부정하고 비서실과 인사처 등 기득권 세력들의 사전모의에 인한 녹취와 폭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식 직후 녹취된 내용이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폭로되었다는 점에서 기획 의도된 것은 아닌지, 또 상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그로기에 몰려있는 경마와 말산업을 생각한다면, 갓 부임한 마사회장을 향한 매스컴들이 쏟아내는 질책은 전체 말산업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사를 앞둔 마당에 잘잘못이 있다면 사후 매끄럽게 타협할 수 있는 유연함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렇게 계속되는 악재로 속이 타들어 가는 건 경마유관단체, 농·축산업 종사자들이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내륙말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한라마생산자협회, 부산마주협회, 제주마주협회,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 부산경남조교사협회, 제주조교사협회, 한국말조련사협회, 한국경마기수협회,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한국마연구회, 한국경마미디어연합 등이 참여한 축경비대위는 ‘말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회장을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이 대동단결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촉구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말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모든 임직원이 대동단결해 환골탈퇴 하라”고 호소하며 말산업 발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 수립과 말산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막말, 폭언 등 김 회장의 행동을 옹호할 수는 없지만 이와 별개로 마사회의 개혁과 구조조정, 말산업 종사자들을 위해 언택트 경마 실현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 회장의 사태에 묻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썩은 뿌리를 도려내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명을 훌쩍 넘고 있다. 하반기 예상했던 백신도 이런저런 문제로 올해 안에 전 국민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지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입장정원의 10%~20%, 아니 30%라 하더라도 전체 말산업을 지탱하기엔 턱도 없는 매출수준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 오로지 온라인 마권 발매 법안 통과에 우리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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