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 경마공원의 기수로 10년, 서울과 부산경마공원의 조교사로 15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인해 제주에 있는 말 목장에서 생산과 육성, 조련의 책임자로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또한 대학의 말 관련학과 교수로 12년의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시간을 갖고 오는 동안 늘 머릿속에는 말과 관련된 내용의 책을 집필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말 관련 대학의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마학, 육성마순치 및 조련, 말조련 실무를 집필했고 기수와 조교사로 있는 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말과 관련하여 기고를 해왔지만 경마와 관련된 책은 집필하지 못 했다.

이제 몇 권의 책을 집필하고자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중에 첫 번째로 정한 제목이 “경마는 과학이다”

여러 사람들이 “경마는 과학이다”라는 내용에 대체로 부정을 하곤 한다. 경마도 복권이나 카지노처럼 운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크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승이 가려진다. 얼마 전 한국 최초의 영예조교사인 하재흥 선배에게 내가 집필하고자 하는 “경마는 과학이다”라는 제목에 대해 설명을 하니 “경마는 개연성 있는 과학이다“라고 말해주었다. 즉 경마의 승패는 많은 요소들에 의해 좌우가 되지만 그 승패에 좌우되는 요소들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요소들이 그저 운에 의해 작용되는 것은 아니다.

 

"경마는 과학이다"ⓒ말산업저널

 

그러면 마권을 구매할 때 경주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들은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경주에 작용하는 요소들은 무엇이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둘째,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분석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셋째, 종합하여 얻어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분석결과를 도출할 줄 알아야 한다.

 

다음은 경마의 승패와 관련되는 요인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1. 말의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마 당일 컨디션 체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말을 훈련시켜 경주에 출주시킬 때 경주 전 까지는 컨디션이 좋았지만 경주당일 운동기질환이 발생하여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2. 말의 체중변화이다.

말의 체중변화는 채식상태, 운동 강도, 운동량, 계절(날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말의 훈련에 있어 운동거리가 길지 않고 운동 강도가 강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많이 감소 되었거나 반대로 운동거리가 길고 운동 강도가 높았는데도 체중이 평상시에 비해 증가되는 경우가 있다.

3. 주로상태이다.

주로상태를 좌우하는 요인은 주로의 모래 두께와 수분함수율이다. 주로에 수분함수율이 많으면 주로는 가벼워진다. 주로상태와 관련되어 살펴보아야 할 것이 경주기록과 경주마의 각질이다.

4. 경주마에 기승하는 기수이다.

경마를 마칠인삼 이라고 한다. 그만큼 말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기수의 능력이 더해지지 않으면 우승 유력마가 졸전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능력 있는 기수가 기승했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점수를 주어서는 안 된다. 기수의 성적이 조금은 떨어지더라도 찰떡궁합인 말들도 있다.

5. 게이트 번호와 경주마의 질주습성(각질)이다.

단거리와 중거리에서는 질주습성이 선행형과 선입형이 일반적으로 유리하지만 게이트 번호가 안쪽번호일 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겁이 많은 말이거나 모래를 맞으면 능력이 덜 발휘되는 말들에게는 오히려 안쪽번호가 불리할 수 있다.

6. 부담중량이다.

경주의 형태는 별정, 연령, 핸드캡에 따라 각각 다르게 주어진다.

1㎏의 차이가 거리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일까? 경주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부담중량이 53㎏ 이하 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만 56㎏ 이상에서는 별 성적을 내지 못하는 말들도 있다.

 

위에서 설명한 6가지 요소는 마권을 구입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요소이다. 이것은 건축물을 지을 때 기본이 되는 기둥과 벽에 해당한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면 하드웨어인 셈이다.

하드웨어를 설치한 후 필요한 것이 소프트웨어이다. 경마에서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1. 출주주기다.

짧게는 2주부터 몇 개월 이후까지 다양하다. 출주주기는 경주마에 따라 다르지만 너무 짧거나 길 경우 면밀하게 말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2. 기수의 바이오리듬을 파악해라. 기수들이 여기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기수의 컨디션에 상승세와 하향세는 존재한다. 이것은 기수만이 아닌 경주마에게도 적용된다.

3. 주파기록을 참고해라.

주파기록은 참고자료로 사용해야 하지만 과신해서는 안 된다. 주로상태와 날씨에 따라 많은 차이를 가져온다.

4. 경주거리다.

경주마에게는 적성거리가 있다. 적성거리는 우승을 하는데 필요한 적절한 경주거리를 말한다. 능력이 좋은 말이라고 해도 적정거리가 맞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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