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는 씨수말은 약 100여두에 이른다. 그중 한해에 20여두 이상 교배를 하고 있는 씨수말은 40여두 정도이다. 매년 우리나라도 한 해 동안 씨수말의 자마가 벌어들인 총 상금을 합한 것을 기준으로 순위를 발표하는데 그것을 리딩사이어라고 한다.

과거 리딩사이어를 한동안 차지했던 우리나라 1세대 씨수말에는 “디디미”가 있었고 2세대에는 “메니피”가 있었다. 지금은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3세대의 씨수말은 춘추전국시대이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씨수말은 “머스킷맨”이다.

 

영상=유튜브 '권승주의 경마산책'(바로가기)

 

나는 몇 년 전 라온목장의 손천수 회장님으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의 내용은 “카우보이칼” 과 “머스킷맨”에 대하여 적정한 도입가격이 어느 정도면 되겠냐는 것과 어떤 말이 씨수말로서 더 좋겠냐는 질문이었다.

나름대로 나의 생각을 말씀드렸고 최종적으로 “머스킷맨”을 구매하였다. 그해 “카우보이칼”은 제주도에 있는 생산자들이 신디게이트(조합)형태로 구매하여 도입 하였다.

 

라온 그룹의 손천수 회장님과는 내가 제주도에 있는 금악목장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되었다. 라온 목장이 처음 생산을 시작하려고 할 때 회장님과 함께 씨암말을 구입하러 미국의 플로리다에 있는 경매장에 함께 간적이 있다. 그때 씨암말 5두를 구입하여 생산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가 서라벌대학교 마사과의 학과장 겸 교수로 가기직전 회장님께서 나에게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있다.

라온그룹이 제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더마파크의 책임자로 와서 일할 생각이 없는지 물으셨다. 결국은 고민 끝에 대학으로 가게 되었고 그 후 부산경마공원의 조교사로 복직을 하였을 때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마주셨던 회장님께서 나에게 경주마를 맡겨 주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매년 말을 맡겨주고 계신다. 간혹 제주에 출장을 가게 되면 라온 골프장에 있는 골프 텔을 내어 주시곤 한다. 나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분이시다.

 

2021년 리딩사이어 순위는 메니피(136두), 한센(159두), 카우보이칼(134두), 올드패션드(133두), 머스킷맨(52두) 이다.

2022년 현재 리딩사이어 순위는 카우보이칼(104두), 메니피(87두), 한센(102두), 올드패션드(69두), 머스킷맨(32두)이다.

2021년 출전두수당 평균상금(단위 천원)은 메니피(20,571), 한센(16,908), 카우보이칼(19,946), 올드패션드(19,698), 머스킷맨(47,992)이다.

2022년 현재 출전두수 당 평균상금(단위 천원)은 카우보이칼(7,226), 메니피(8,110), 한센(5,583), 올드패션드(6,974), 머스킷맨(12,506)이다.

위의 자료로 볼 때 가장 돋보이는 씨수말은 “머스킷맨”이다. 경주에 출주하고 있는 자마 두수가 다른 씨수말에 비해 적은 두수이기 때문에 리딩사이어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좀 더 자마수가 늘어나게 되면 내년 초에 발표되는 2022년 리딩사이어 1위는 “머스킷맨”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출전 두수 당 평균상금에서도 단연 “머스킷맨”이 으뜸이다.

 

씨수말의 부류는 크게 2가지다. 국내 경주 퇴역마와 외국 도입마이다.

국내 경주 퇴역마 중 현재 가장 왕성한 교배를 하고 있는 것은 2016년 씨수말로 데뷔한 “경부대로”다.

메니피의 자마로 2014년 연도 대표마 및 최우수국내산마로 선정된 후 은퇴하여 씨수말 생활을 하고 있다. 대표자마로는 “컴플리트밸류”다. 5전5승을 기록하고 있고 2021년 문화일보배와 브리더스컵 경주에서 우승을 하였다.

또한 엑톤파크의 자마로 “록밴드”와 “트리플나인”이 있다. 2021년 “트리플나인”은 약 20여두와 교배를 했다. 올해는 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메니피의 대표자마이며 2017년 한국 연도대표마 및 최우수 국내산마인 “파워블레이드”가 있다. “파워블레이드”는 2020년 71두, 2021년 42두와 교배를 하였다.

 

제1회 코리아컵을 우승한 일본 산 “크리솔라이트”는 교배 3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2020년 교배두수는 약 48두였고 2021년에는 43두와 교배를 마쳤다.

“머스킷맨”은 2020년 78두, 2021년 108두와 교배를 하였다.

그리고 한국마사회 소유의 “섀클포드”와 최근 민간목장에서 도입한 “도르트문트” “레이스데이” “프로스펙티브” 등 여러 마리가 있고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소유의 “지몰로지스트” 가 올해 첫 교배를 맞이한다. 이들의 자마가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총성 없는 교배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씨수말의 자마들이 두각을 나타낼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국내산과 외국산 씨수말의 경쟁도 볼거리다.

제3세대의 씨수말 중 어느 말이 대표적인 씨수말로 마명을 새기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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