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도 베팅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복권이나 카지노처럼 운이 따라야 되겠지만 그 부분은 아주 미약하다. 경륜도 경마처럼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베팅을 해야겠지만 인간이 하는 경륜과는 달리 경마는 기수와 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펼치는 경주이기에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해야 적중할 확률이 높아진다.

경마는 마칠인삼( 馬七人三 )이라고 한다. 말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말과 관련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잘 살펴야 한다.

 

경마도 베팅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복권이나 카지노처럼 운이 따라야 되겠지만 그 부분은 아주 미약하다.ⓒ권승주

 

경주당일 예시장에서 말의 컨디션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예시장에서 말의 컨디션과 관련지어 살펴봐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 가?

 

첫째, 걸음걸이다.

말의 걸음걸이 형태는 개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예시장에서 기수가 기승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평보걸음에서는 미세하게 파행하는 말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기수가 기승한 상태에서 말에게 하중이 가해지면 좀 더 찾아내기가 쉽다.

이보다 더 확인하기 좋을 때는 예시장을 빠져나와 주로입구에서 출발대로 향할 때이다. 이때 말의 속보와 구보의 걸음걸이를 직접 관찰하거나 그 모습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보고 관찰해야 한다. 그러나 경마 팬들은 예시장에서 걸음걸이를 체크하는 경우도 드물고 주로에서 출발대로 향하는 발걸음을 살피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말의 걸음걸이를 확인하는 것은 카레이서가 자동차의 바퀴를 살펴야 하는 것에 비유 할 수 있다. 경마 팬의 수준에서 처음에는 걸음걸이를 쳐다보아도 어떤 것이 문제인지 찾아낼 수가 없지만 꾸준하게 시간을 두고 쳐다보게 되면 어느 날 부터는 조금씩 보이게 될 것이다.

 

둘째 말의 보폭이다.

앞발이 디딘 발자국보다 뒷발이 디딘 발자국이 짧은 것은 좋지 않다. 최소한 앞발이 디딘 발자국 위에 뒤발의 발자국을 딛어야 한다. 뒷발이 디딘 발자국이 앞발이 디딘 발자국 위치보다 많이 앞쪽에 내 딛게 되면 말의 상태는 양호하다고 보아도 된다. 이런 경우는 후구(엉덩이)가 뒤 다리를 밀어내는 힘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째, 말의 침착성이다.

예시장에서 말의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 지나치게 흥분을 많이 하여 껑충껑충 뛰거나 또는 뒤 발질을 하거나 이와 반대로 활력이 너무 없어 약간 지친 느낌이 드는 말들은 입상 가능성이 떨어진다. 너무 흥분도가 높은 말은 실제 경주에서 침착성을 잃어버리기 쉽고 그 결과로 인해 경주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경우는 침착성을 잃지 않으면서 약간의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활기가 있어 보이는 것이 좋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앞으로 전진 하려는 기세가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는 말이다. 지나치게 흥분하여 땀을 많이 흘리는 말들은 예시장에서는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만 실전 경주에서는 흥분성을 조절하지 못해 빨리 무산소 운동으로 전환하게 되어 저조한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넷째, 재갈의 물음상태이다.

말의 입에 물려 있는 재갈을 가볍게 씹는 것을 반복하는 행동은 뛰려고 하는 의지가 강함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재갈을 약하게 질겅질겅 씹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말의 입주위에 하얗게 침이 조금 묻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침이 바닥에 뚝뚝 떨어질 정도로 재갈을 씹는 경우 지나친 승부욕이 화를 부를 수도 있다.

 

다섯째, 기수의 표정까지 읽으면 금상첨하다.

예시장에 나온 기수들의 표정이 아래의 설명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크게 3가지표정과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1. 어떻게 해서든지 꼭 우승을 해 보겠다.

기수가 우승에 대한 진념이 강한 경우로서 기수의 시선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앞쪽에만 향하면서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예시장에 나온 다른 기수들에게 잡담을 건네는 경우가 드물다.

  1. 부담 없는 경주를 펼치겠다.

부담 없이 경주에 임해서 이기면 좋고 지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로서 가벼운 미소를 띠면서 다른 기수에게 말을 건네기도 하고 잡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1. 말에게 편안한 경주를 하겠다.

기수의 얼굴에 여유가 넘쳐흘러 히죽히죽 웃거나 관람대에 있는 경마 팬의 표정까지 살피는 여유가 있다.

 

예시장에서의 말 상태는 경주직전에 볼 수 있는 따끈따끈한 자료들이므로 잘 살펴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예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말의 상태를 살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배당을 나타내는 전광판이나 경마 예상지만을 보고 마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우리나라도 예시장에서 말의 상태를 확인하고 마권을 구매하는 경마의 문화형태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