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작가의 초대한 '화려한 동행'이 7월 1일(금)부터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에서 막을 올렸다. 김 작가의 작품들은 화려하면서도 익숙하고, 낯설고 생소하지만 친근한 매력을 풍긴다. 형광색을 사용한 과감한 컬러와 오브제 화면에 꽉 차제 배치한 구도가 관람객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는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갖고 놀았을 조립식 플라스틱 완구와 바람주머니를 눌러 앞으로 튀어나가게 하는 점핑 경주마가 캔버스의 주인공이다. 소소한 장난감이 소재이지만 분위기나 작품의 제목이 심상치 않다.

'화려한 동행'이라는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김 작가가 그린 위대한 인물과 말은 바로 나관중 소설 '삼국지연의'의 주역 관우와 적토마다. '적토마'는 후한서에서 여포가 타고 나오는 명마인데, 훗날 나관중의 소설 속에서는 관우의 말로 등장한다. 위대한 명마에게 어울리도록 관우에게 바꿔 태워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 소설처럼, 김 작가 역시 영웅의 이야기를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곁으로 끌어왔다.

 

김은주 작가의 초대한 '화려한 동행'이 7월 1일(금)부터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에서 막을 올렸다.(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작가는 나름대로의 난세를 겪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를 구원할 영웅 또는 신을 그리며 캔버스에 그 염원을 옮기는 중이다. 우리의 옛 조상들은 최영, 이순신, 관우 같은 유명한 장군을 신으로 모실 때, 품위와 신격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천리마를 탄 모습으로 표현했다. 얼굴은 금엄한데 무섭게 보이려는 의도가 지나쳐 귀여운 느낌까지 자아내는 옛 '무신도' 이미지와 김 작가의 화려하고 세련된 화면 속 신묘한 기운을 뿜는 장난감 '장군과 말'은 어딘가 그 지향점이 닿아있다.

손끝의 촉감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장난감 말을 탄 인물은 어느덧 화면 속으로 이동해 우리에게 여전히 위로를 전한다. 유년기 친구였던 관우와 적토마는 "걱정 하지 마. 내가 지켜 줄게."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다. 캔버스라는 신전에 담긴 꽃은 관우와 적토마의 화려한 시절을 상징하는 작가의 헌화다.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활짝 피어 있다.

초대전 ‘화려한 동행’은 8월 7일(일)까지 매주 목~일요일 열린다. 7~8월은 야간경마 개최로 기간 중 금요일과 토요일 개관 시간이 12시 30분부터 20시까지로 변경된다.  관람 문의 02)509-1275 /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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