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40팀의 송문길 신인 경마 감독이 최근 10년 사이 처음으로 데뷔 경주에서 우승을 거둬 경마팬은 물론 마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7월 1일(월) 서울경마공원 40팀 마방의 수장이 된 송문길 감독은 7일(일) 서울 제10경주(국4, 1700M)에 ‘행운축제(거, 4세)’를 출전시켜 데뷔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신인 감독이 데뷔 후 첫 승을 거두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2년으로 송문길 감독의 데뷔 첫 승은 실로 놀라운 것이다. 최근 10년간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경마 감독은 송문길 감독이 유일하다.

20팀 배대선 감독 마방에서 부감독으로 활동했던 송문길 감독은 난치병을 딛고 줄기치료를 통해 재기한 불굴의 경주마 ‘백광’을 비롯해서 경마대회 3연패마 ‘백파’의 훈련을 전담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마필관리사를 포함 21년간 경주마를 보살피면서 24회나 관리마 가 경마재회 우승을 일궈내 ‘경마대회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감독 데뷔 후 첫 우승의 영예를 안겨 준 ‘행운축제’도 그가 20팀 부감독 재직 당시 관리하던 경주마였다.

송문길 감독의 선전은 최근 한국마사회가 경마감독 선발 과정에서 경마감독이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감안하여 경주마 영입 능력 등 소위 사업가의 ‘마케팅 능력’을 강조하고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송감독은 부감독으로서의 성공적인 경력을 바탕으로 신규 감독 면허를 받은 6명 중 가장 많은 두수의 경주마를 확보함에 따라 가장 먼저 개업했다.

한국마사회는 6월초 마사대부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최근 감독 신규면허 취득자에 대해 심사한 결과 송문길·이관호 신규 경마감독 면회 취득자에게 마방대부 순위를 부여했고, 이중 1순위 송문길 감독에게 6월말로 정년퇴직한 40팀(고옥봉 감독)을 대부했다.

신규 마방대부 심사에는 경주마 확보 능력을 검증하는 제도를 채택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마주들 중심의 경주마위탁관리 능력 면접을 실시하여 예비 감독들이 얼마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했다.

그동안 한국마사회는 감독 선발 기준에 주관적 평가 항목(자질, 장래성 등)이 50%나 차지해 객관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감독 선발 기준에선 주관적 평가 항목을 20%로 축소하고, 위탁동의서 등 객관적 증빙자료가 필요한 경주마 위탁능력 등 객관적 평가항목을 80%로 대폭 확대했고, 마사대부 기준도 ‘일괄대부제’에서 ‘신청제’로 전환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마사회가 신규 감독 개업 시 모든 감독들에게 일괄적으로 18개 마방을 대부했다. 그러다보니 경주마를 한 마리도 확보하지 못한 채 개업하는 신규감독이 41%에 달했다. 마방을 공실로 운영하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경주마 수급차질을 불러오는 등 비효율적인 마방운영을 야기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감독이 경주마를 먼저 확보한 후 신청을 통해 마방을 대부하는 방식으로 마사 대부 기준을 개정하게 되었다.

송문길 감독은 이런 제도 변화를 가장 발빠르게 받아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7월 1일부로 40팀 운영에 들어간 송문길 감독은 20팀에서 부감독(조교보)으로 활동하면서 유독 큰 경주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다수의 마주에게 신임을 얻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사업설명회를 통해 많은 마주로부터 위탁동의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문길 감독은 데뷔전 우승에 대해 배재선 감독과 마주께서 ‘행운축제’를 믿고 맡겨주신 덕분에 우승이 가능했다. 매우 뿌듯하다면서 21년 동안 말과 함께 생활해 온 내게 감독 데뷔는 최종 꿈이었다.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발휘해 더 발전된 모습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마는 경주마의 탄생에서부터 모든 과정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간혹 경쟁의 피로감이 생기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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