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한국농수산대학.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 탐방
인문학적 소양 배양도 관심…남양호 총장의 적극 지원 장점

1997년 설립 이래 대한민국 농어촌의 발전을 선도할 농수산업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 잡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남양호 총장·이하 한농대)은 축산계열 내 말산업학과를 지난해 새로 개설하고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다.

지난해 경쟁률 3.7:1을 뚫고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한국경마산업고등학교, 용운고등학교 등 내륙의 말 관련 고등학교 출신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말을 다루고 탈 줄 아는 학생들인 것. 또 남학생과 여학생 비율이 2:1로 타 학과에 비해 여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농대 말산업학과는 소속 학생들을 위해 무엇보다 말에 관한 기초지식과 사양·보건·생산기술 외에도 경영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 목표를 통해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양성하고 있다. 1학년 때는 말에 대한 지식 함양과 전문 말산업 경영인으로서의 기초 소양 배양, 농업 CEO가 되기 위한 교양 함양을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초 이론 수업을 위주로 배울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말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수의사 출신 양재혁 학과장의 지도 아래 말의 해부와 생리에 관한 기초 과학과 번식학 등을 배우게 된다.

2학년 때는 전문 현장 기술과 인성 교육, 국제적 안목 배양 등을 목표로 실습 위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3학년 졸업반에서 창업 설계 지도와 관련, 전문 심화기술과 창업 계획 수립, 유형별 현지 체험 교육을 진행한다. 이에 대해 양재혁 한농대 말산업학과 학과장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 말산업의 가장 주요한 부분인 생산과 관리, 육성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라며, “해외 연수 실습 목장도 알아보는 등 다양한 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농대는 국립대학이기에 말 관련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이곳으로 진학하면 ‘취업’으로도 인정된다. 또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교육비 등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며 다양한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최근 말 관련 고등학교 졸업 예정인 학생들이 더 많은 지식을 배우고자 관련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농대 말산업학과는 그야말로 미래 인재 양성의 보고인 셈.

또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고 전문 지식을 강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말 생산 분야와 관련한 해부학 용어 등 전문 용어가 통일되지 않아 학생들이 이중삼중 고충을 겪는 문제가 있지만, 새 교과서로 배우면서 옛 용어를 병행하고 있다. 축산계열 내 학과지만 인류 역사와 함께 성장한 말산업의 분야가 크고 무궁무진하기에 말과 관련한 신화, 인문학 등을 배울 수 있도록 교과 과정도 다양화했다. 양재혁 학과장은 “2학기 때는 ‘말과인문학’이라는 강의를 개설할 예정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말 생산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농대는 자체 마장과 마방을 두고 학생들의 실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승마를 통한 사회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남양호 총장은 “대학 내 실습장을 지역민의 복지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농대는 2015년까지 전주로 캠퍼스를 이전할 계획이다. 수도권 내 유일하게 말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기에 지방 이전의 소식이 아쉽기도 하지만, 새 캠퍼스에서 양질의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 또 국토 종합 발전을 위해 이전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말산업육성법 발효 이후 국내 몇몇 대학이 말산업 관련 학과를 졸속하게 만들고 있어 졸업 학생들의 취업 문제와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전해진다. 하지만 한농대 말산업학과는 국가가 관리하는 국립대학이자 말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남양호 총장의 적극 지원, 그리고 국내 말산업 전문 교수진의 강의가 이뤄지고 있어 그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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