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각으로 10월25일(토)과 26일(일) 2일간 미국LA 근교 산타아니타 파크에서는 제25회 브리더즈컵 챔피언쉽 시리즈가 열렸다. 지난 해 부터 경주수를 대폭 늘리며 명실공히 “세계최고의 경마축제”로 자리매김한 브리더즈컵 시리즈는 올해 신설된 ‘마라톤’ 경주등 3개 경주를 추가로 편성, 이틀간 총 14개의 경주를 펼쳤다. 대회에 걸린 총상금도 2,550만달러(한화 약360억원)였다. 우리나라 1년 총 경마상금의 3분의1이 넘는 돈을 단 2일의 경주에 쏟아 부었다.

성별, 연령별, 거리별, 주로(잔디/모래)별로 펼쳐지는 시리즈 14개 경주에는 총 160두의 건각들이 게이트를 채운 가운데 지난 3월부터 진행되었던 예선전은 본선을 방불케할 만큼 뜨거운 접전의 연속이었다. “브리더즈컵 챌린지”라는 명칭으로 지난해부터 도입된 예선전은 올해 경기수를 51개로 대폭 늘렸고, 종전 예선전 없이 초청형식으로 출전했던 아시아 및 유럽에서도 올해는 예선전을 거쳐 본선진출마를 확정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역대 처음으로 인공주로(쿠션트랙)에서 펼쳐지는 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대회가 열리는 산타아니타 파크를 비롯해 미 서부 경마장들은 모두 인공주로의 교체를 완료한데 이어 그 밖의 주요 경마장 역시 인공주로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세계최고의 대회인 브리더즈컵 대회는 인공주로에서의 레이스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경주는 역시 전통의 “클래식” 경주. 그리고 여기에 출전하고 있는 ‘컬린’(Curlin)이 과연 지난해 우승에 이어 2연패 달성여부에 세계 경마계의 관심이 모아졌었다. ‘컬린’은 지난해 이대회 우승이후 잔디주로에서의 준우승 한 번을 제외하면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어 현지에서는 그의 2연패를 낙관하고 있었다. 과감히 클래식에 출사표를 던진 유럽 챔피언 ‘듀크 어브 마말레이드’와 아일랜드 2000기니 우승마 ‘헨리더네비게이터’ 등 명성 만으로는 화려한 명마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과연 유럽의 잔디주로에 익숙했던 이들이 모래주로 그것도 처음 경험해보는 인공주로에서 얼마만큼의 능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항이었다. 여기에 최대의 복병으로 꼽히고 있는 3세마 ‘카지노 드라이브’ 역시 내심 이변을 노리고 있지만 3전에 불과한 경험부족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으로, 결국 ‘컬린’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와는 전혀 동떨어진 결과로 나타났다. 관심을 모았던 ‘컬린’은 결국 4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미국산이지만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이븐스패스’가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레이븐스패스’는 인기순위 6위의 경주마였다.

한편 이번 대회는 영국 프랑스 호주 홍콩 멕시코 등에서 크로스 베팅을 해 이제 미국의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전세계적인 축제로 확실하게 자리잡는 모습이었다. 산타아니타 경마장을 찾은 입장객은 일요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41,781명에서 올해는 51,331명으로 무려 22.8%나 늘어났다.

경마를 시행하는 모든 나라들은 다같이 ‘서러브레드’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최고의 경주마를 소유하는가로 경쟁의 초점이 모아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국산경주마를 생산한지 20여년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정책에 모든 경마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틀간 벌어지는 브리더즈컵시리즈에 우리나라 1년 경마 총상금의 3분의1이 걸린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경주마 생산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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