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랑말체험공원·제주승마공원·말고기‘사돈집’에서 ‘놀멍, 쉬멍, 먹으멍’

조랑말박물관 전경.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2007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있고, 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를 롤모델로 한 올레길이 있는 곳.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고 지난달에는 60만 인구를 돌파했으며 올해는 벌써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국내외에서 각광 받는 휴가지, 바로 제주도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맞아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많다. 말산업저널에서는 추석 연휴동안 제주를 직접 찾아 제주의 볼거리로 유명한 조랑말체험공원(홍선영 대표)과 놀거리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제주승마공원(서명운 대표), 그리고 먹거리로 유명한 말고기전문점 ‘사돈집’(윤복희 대표)을 찾았다.

□조선시대 최대 국영목장, ‘갑마장’에 위치한 조랑말체험공원

대한민국 말의 72%가량(2만3천여 두)이 있는 말의 고장 제주 표선면 가시리와 의귀리 일대는 아직도 600년 목축문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말을 사육했던 갑마(甲馬)장을 배경으로 잣성, 녹산장, 마을목장, 갑마장길 등 말 문화의 터 위에는 말 예술과 문화의 씨앗의 상징인 조랑말체험공원이 있다.

제주 전통의 몸국을 맛볼 수 있는 가시리 사거리의 ‘명문사거리식당’을 지나 봄이면 유채꽃이 가득한 녹산로를 따라가다보면, 가시리마을(김영일 이장) 공동목장으로부터 위탁받아 예비 사회적기업 ㈜이어도사나가 운영하는 조랑말체험공원이 나타난다. 이곳은 국내 최초 마을 설립 박물관인 조랑말박물관, 공정무역커피를 제공하는 마음(馬音) 카페, 제주 전통의 잣성으로 둘러진 목지 위에 조성된 따라비승마장, 몽골식 천막 게르 게스트하우스와 캠핑장 등이 들어선,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삼은 문화 공간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조랑말박물관에는 말과 관련된 유물 및 문화예술작품 1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말과 삶의 부침을 함께해 온 가시리 마을 주민들이 기증하거나 가시리 마을 창작지원센터 작가들이 말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제주의 목동 말테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제주 목축문화의 역사와 발자취, 제주 지역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돌담 ‘잣성’, 말테우리의 사계절과 관련한 전시 등을 볼 수 있다.

또 박물관 3층 옥상정원에는 인근 오름 능선을 배경으로 넓은 초지를 가르는 잣성과 말테우리 고사를 지낸 힐링 벤치, 인근 풍력 단지, 멀리보이는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일 3차례 진행되는 박물관 무료 가이드 투어, ‘학예사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도 자랑거리며 도자기 조랑말 그리기, 말똥과자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공정무역커피와 제주산 재료로 만든 먹거리를 제공하는 마음(馬音) 카페에서는 가시리마을을 본 딴 ‘가시리카노’, 한라산용암빵 등을 저렴한 값에 이용할 수 있다. 가시리 작가들이 폐목자재를 활용해 만든 공간 아트숍 ‘모심’(제주 방언으로 ‘마음’이라는 뜻)’에서는 말과 관련한 아트 상품, 주민들이 땀과 애정으로 일군 마을 농산물, 수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데 특히 장덕지 제주마문화연구소장의 자제인 장근영 작가의 말 조형물 등도 볼 수 있다.

조랑말박물관 동쪽 마방 초지 위에 조성된 따라비승마장은 확 트인 초원에서의 자유로움을 선물한다. 승마 강습을 위한 체험용 트랙과 대기마사, 고객용 휴게실, 샤워실이 마련돼 있으며 조랑말과 친해지기 프로그램으로 말똥줍기, 솔질하기, 안장 채우기 등 승마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인근 초원과 오름을 활용한 외승도 가능하며 연중 운영되고 있다.

친환경 숙박시설로 유명한 몽골식 천막 게르는 전통 마문화 체험과 숙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자리다. 후면으로는 한라산이, 정면으로는 제주 바다가 보이며 밤에는 따라비오름 주변으로 선명한 달과 별빛을 볼 수 있어 자연과 하나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식당 1동, 침대동 1동, 입식 2동 총 4동이 있으며 최대 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가시리 마을과 함께 ‘2013 가시리 조랑말체험축제’를 열고 마을 주민들과 관광객과 함께 어울리며 제주 목축문화 보존과 발전, 마을의 성장을 도모했었다. 장혜영 문화사업본부 홍보마케팅 팀장은 “가시리 마을 주민들과 작가들이 힘을 모아 제주 고유의 목축문화와 자연을 알리고자 조랑말체험공원을 개장했다. 말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랑말체험공원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3149-33 Tel. 070-8839-3457
개관 시간: 하절기 오전 10시~오후 6시 / 동절기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화요일 휴관)


□한라마와 함께 세계로 도약한다, 제주승마공원

제주를 찾은 사람들이라면 제주 내 30여 곳의 승마장에서 한 번씩은 말을 타 봤음직하다. 하지만 제주 내 승마장 대부분이 체험 위주의 단발성 운영을 해 정통 승마의 ‘맛’을 보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 중산간 지역 유수암리 1178번지 일대에 위치, 지난 2010년 개장한 제주승마공원(서명운 대표)은 정통 승마를 지향하며 제주의 승마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애월읍 장전리 공동 목장 부지를 활용한 3,000여 평에 이르는 야외 마장에서 승마 기초를 배우고, 33만 평의 넓은 초지에서는 오름 트레킹과 관광 승마를 즐길 수 있다. 80km에 이르는 외승 코스는 궤물오름과 노꼬메오름 등 울창한 삼나무 숲이 인접해 산악 승마와 승마 캠프도 용이하다. 이외에도 제주 유일의 야간 승마 프로그램, 야외 캠핑장, 어린이 승마 교실, 단체 연수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해 제주도민뿐 아니라 내륙과 해외에서 온 승마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제주 천혜의 자연을 이용하는 승마 코스는 관리가 잘 돼 있어 지난해 10월에는 제주국제지구력승마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개장 초기에는 ‘전 국민 승마 가족 캠페인’ 차원에서 10만 원짜리 연간 자유 승마이용권을 발행해 제주 승마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제주승마공원을 찾으면 무엇보다 삼성전자승마단 창단에 기여하고 국제스포츠마케팅 담당 업무를 하며 승마산업에 발을 들인 서명운 대표(50)의 말산업 발전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서명운 대표는 평소 제주의 승마 활성화와 제주의 향토 자산인 한라마의 세계화를 주창해 왔다. 이를 위해 제주승마공원에는 순치가 잘 된 한라마를 두고 있으며 국제지구력승마대회 개최, 한라마 위탁 마주제 실시, 비육마 사업 등 다양한 말산업 아이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제주승마공원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1175 Tel. 064-799-9540


□성읍목장 직영 말고기 코스 요리 전문점 ‘사돈집’
제주하면 또 말고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제주에는 약 70여 곳의 말고기 전문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제주 시내 노형동에 있는 ‘사돈집’(윤복희 대표)은 2006년 오픈 이후 말고기 코스 요리를 내 놓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6일에 열린 ‘제1회 말고기요리경연대회’에서 말고기 버섯말이구이로 인기상을 받은 이은주·이은정 씨가 사돈집의 자제로 알려져 화제였다.

제주도에서 3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종합레저랜드로 자리 잡은 성읍랜드(이은주 대표) 목장 직영으로 들여오는 말고기를 이용해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사돈집의 말고기 A코스(3만 원)를 주문하면 육사시미와 육회, 등심구이과 스테이크, 말갈비찜과 샤브샤브가 나온다.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육사시미와 육회는 소고기에 비해 훨씬 연하고 비린 맛이 전혀 없어 가장 인기가 좋다. 말고기를 다져 나오는 스테이크는 데리야끼 소스와 항암작용과 콜레스테롤 제거에 좋은 양송이버섯이 곁들여져 아이들 입맛에도 안성맞춤이다.

등심을 사용하는 말고기구이는 사돈집의 특제 양념과 각종 채소들과 함께 버무려져 특별한 맛을 자랑한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말갈비찜은 전혀 질기지 않고 말고기 특유의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사태를 사용한 말고기 샤브샤브로 말뼈를 고아 낸 육수에 각종 야채와 국수를 데쳐 먹으면 그 맛이 그만이다. B코스(2만 원)는 술 안주용으로 사시미와 육회, 찜 등을 내 온다.

무엇보다 사돈집에서는 말뼈를 고아 각종 한약재를 넣고 달인 말뼈엑기스를 모든 손님에게 진상한다. 또 직접 담근 밑반찬은 정갈하고, 모든 직원이 음식을 내오며 하나하나 설명하는 등 친절해 평일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사돈집 총괄 매니저 여성자 씨는 “말고기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성분이 있어 당뇨에도 뛰어나고,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매운 높아 그 효능이 뛰어나 약으로도 먹는다고 할 수 있다. 찾아오시는 고객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말고기가 전 국민에게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돈집
사돈집에서는 말뼈엑기스와 말기름도 판매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928-13번지 (신제주 노형 뉴제주 호텔 옆) Tel. 064-748-0788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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