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평소 `경마는 도박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끊임없이 펼쳐왔다. 이 논리는 기본적으로 사전적 풀이에서 출발하며 사전의 풀이에 따라 경마는 도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사행(射倖)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자. 국어사전에는 사행(射倖)을 ‘요행(僥倖)을 노림’으로 풀이한다. 그런데 경마에는 요행이 존재하기 힘들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 즉 선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정보와 자료를 취합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추리를 해야만 답을 얻어 낼 수 있다. 경주마의 능력을 평가할 때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의 혈통연구에서부터 육성과 순치과정은 어떠했는지 경주마의 훈련상태는 어떠했는지 기수와의 호흡관계는 어떤지 부담중량 극복은 어떻게 가능한지 훈련상황은 어떠한지 나이는 몇 살이며 성별이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주로상태에 따른 적응력은 어떤지 ..... 등 무려 100여 가지가 넘는 승부요인을 분석하여 해답을 도출해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요행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선진외국과는 달리 경마를 마치 도박의 황제인양 착각하는 부정적 편견에 매몰돼 있었다. 이런상황에서 고려대 심리학과 한성열 교수가 우리나라 성인 국민 1,8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도박 이용 실태 및 도박중독 유병률 연구`로 본지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한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마는 주식보다도 훨씬 낮은 0.6%에 머물러 사회문제가 전혀 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도박 3인방은 화투-카드, 로또, 온라인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도박은 화투ㆍ카드게임(34.2%)이었으며, 로또(29.8%), 오락형 온라인게임(19.5%)이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에 주식(6.9%)이나 내기당구ㆍ바둑(3.3%)이 상위에 올랐으며, 경마(0.6%)나 카지노(0.1%)는 실제 경험자가 매우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상자의 도박별 1일 총평균 베팅액도 화투.카드 게임이 547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로또 2,935만원, 오락형 온라인게임 357만원, 내기당구ㆍ바둑 346만원 순이었다.

반면 손실금액이 가장 큰 도박은 불법하우스 도박(평균 1400만원)으로 도박을 즐기는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보통 카지노, 경마 등 언론이 부각하는 것들만 도박으로 생각하고 경계하나 실제로는 로또, 온라인 게임처럼 쉽게 접하는 것들이 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경마 등 합법 사행산업이 다른 도박을 유발한다는 ‘기관차효과’는 허구라며 도박에 빠지는 원인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화투나 로또, 인터넷 게임이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경마를 집중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국민정서나 사회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명백해졌다. 사감위는 지금이라도 경마에 대한 규제를 즉각 중지하고 불법도박 금지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경마산업을 규제하려 든다면 세계적인 비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국회의원들은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여 축산업발전 차원에서 경마를 사감위법에서 제외시키고 마필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안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사감위가 일부 시민단체에 휘둘린다면 국가적인 대사를 그르칠 수 있는 것이다. 사감위가 경마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호주나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은 경마산업을 왜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지 파악해보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급속한 산업화와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로 인해 농촌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마필산업 육성은 필수적인 과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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