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의원이 국정감사를 하는 장면. (사진 제공 김우남 의원실)
농협금융지주 회장 기본급 3개월 만에 2배 이상 인상
1억 이상 연봉 직원 2,600명 육박…내부 횡령은 여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최규성)는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중회의실에서 농촌진흥청·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림수산식품기술평가원(농기평)·농업실용화재단에 이어, 18일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NH농협은행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의 방만 경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18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농협이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 최고위 임원 급여가 2배로 오르고 예산을 전용해 골프 회원권을 구입했다는 질타가 있었다. 김우남 의원(민주당·제주시 을)은 “지난해 3월 출범한 농협금융지주의 회장이 6월에 기본급을 종전 1억2900만 원에서 2억7000만 원으로 2배 넘게 올렸다”고 제기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자료를 곧바로 내놓았다.

이에 김 의원은 “농협의 해명자료는 허구”라며, “보수 규정을 개정, 임종룡 회장의 기본급을 2배 이상 인상해 놓고도, 이를 부인하는 농협금융지주는 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농협금융지주가 예산을 전용하면서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11억 원의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한 것을 놓고 농협중앙회의 회원권을 인수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재차 반박했다.

김우남 의원은 “농협금융지주가 구입한 골프회원권은 당시 농협중앙회의 회원권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만료되는 회원권이었다”며 “농협금융지주는 사실왜곡과 구차한 변명으로 문제의 본질을 흐릴 것이 아니라, 농협이 농민의 대표조직이자 공적 단체임을 명심하고 농민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지주 회장 급여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데 다른 금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승남 의원(민주당·전남 고흥군보성군)과 홍문표 의원(새누리당·충남 홍성군·예산군)은 농협의 내부 횡령 사고 등 지역 조합 임직원 비리 사건을 질타했다. 김승남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단위 농협의 금융 사고는 42건(135억2,700만 원)이며, 이중 50%가 횡령사고”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타 은행과의 경쟁에서 안정적 성공기반을 창출하기 위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내부직원의 횡령 및 유용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문표 의원도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 돈을 곶감 빼먹듯이 빼가고 엉뚱한 곳에 돈을 사용하는 등 지역농협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관련자들을 법으로 엄히 다스리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운룡 의원(새누리당·전북 무주)은 지난해 사업 구조 개편 이후 순익이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내며 경영 악화 사태가 왔음에도 임직원 챙기기, 내부 횡령 등 농협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농협 6개 자회사 직원의 명예퇴직금은 1인당 평균 1억6322만 원에 달했으며 급여 대비 복리후생비 비율은 31%로 4대 국책 은행과 특수 은행 중 최고 수준이었다.” “임직원에게 스마트기기 구입비 명목으로 1인당 96만 원을 지원했다. 반면 농민 조합원을 위한 교육 사업비 규모는 2005년 3390억 원에서 지난해 2330억 원으로 1천억 원 이상 줄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농협이 지난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유학비를 포함해 임직원 자녀 학자금으로 1,635억 원을 지원했지만 농업인 자녀에게는 장학금 210억 원을 지급하는데 그쳤다”며, “농촌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실정에서 농협이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데도 임직원 배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국감에 출석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부당하거나 과도한 혜택을 줄여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jr.co.kr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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