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매사상 최고가가 1억1천만원을 돌파하며 본격적으로 경주마 품질경쟁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개최한 2008년 첫 경매에서 ‘우드페임’자마가 김상수 마주(서울경마공원)에게 1억1천만원에 낙찰되며 불과 2주일 전에 실시되었던 금악목장트레이닝세일의 1억원(원더풀믹키 자마)이라는 최고 경매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 한국경마도 본격적인 경주마 품질경쟁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번 생산자협회 경매에서는 당초 2세마 170두가 상장될 예정이었다가 당일까지 29두가 상장 취소되었지만 여전히 경매사상 최대두수인 141두(생산농가 100두, 마사회 41두)가 상장된 가운데 총 63두(생산농가 45두, 마사회 18두)가 낙찰됐다. 생산농가 상장마의 경우 지난해 62.7%의 낙찰률에서 45.0%로 다소 하향세를 나타냈지만 낙찰평균가에선 오히려 지난해 3,629만원에서 4,409만원으로 높아졌다.

반면 마사회가 상장한 마필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상장두수를 보였지만, 18두만이 낙찰되면서 낙찰률이 지난해 88.9%에서 올해 43.9%로 급락했고, 평균 낙찰가도 생산농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달리 지난해 2,937만원에서 올해 2,868만원에 그쳤다.

과거 국산마 경매에서는 통상적으로 마사회 소유마가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였는데, 경주마생산 관계자는 “마주협회의 요청에 따라 많은 두수의 상장마가 몰렸고, 구매자가 혈통과 순치육성 등에서 생산농가 상장마가 마사회 보유마를 넘어선다는 인식을 하면서 생산농가 상장마에 대해 많은 선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사회 육성목장 관계자는 “마사회 상장마의 낙찰 부진은 생산농가의 상장 두수가 대폭 늘어난데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또한 생산농가 상장마중 상대적으로 혈통우수마가 포함되면서 구매자들의 관심이 쏠렸다”고 전하고, “마사회가 생산마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혈통이 떨어지거나 외형이 떨어지는 말이 검수에 참여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민간 위주의 경매를 지향하는 단계라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 된다”고 밝혔다.

한편 2005년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한 이후 경매에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던 부산경남경마공원 마주들이 이번 경매에 저조한 참여율과 18두만을 구매했는데, 이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서울경마공원과는 달리 마방입사제도에서 연령별 입사두수 제한을 두고 있어 이미 개별거래를 통해 다수의 마필을 확보한 부산마주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경매에서는 6,000만원 이상의 고가마가 무려 10두가 탄생하면서 최근 질 좋은 경주마를 확보하려는 마주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 경주에서 능력이 검증된 씨암말자마 위주로 호가 열기가 높게 형성되었다. 또한 그동안 마사회 소유마가 짧은 순치기간과 빠른 데뷔를 이유로 많은 선호도를 보였지만, 이번 경매를 통해 생산농가의 육성능력과 상대적인 혈통 우위로 인해 대역전 현상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현상은 본격적인 경주마 품질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민간농가의 투자열기가 급속하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마산업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경쟁체제를 강요받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농가보다 더 강하고 더 빠른 말을 생산해야만 한다. 세계적인 조류가 그렇다. 이어서 육성의 경쟁이 실전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두각을 나타내는 경주마는 다시 생산에 투입된다. 우리나라 경마산업이 국산마 생산 20여년 만에 이제 본궤도에 들어섰음을 실감할 수 있다. 정부는 여기에 걸맞는 경마산업 정책을 펼쳐야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경마를 제외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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