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을 주 규제대상으로 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규제종합계획(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이 결국 확정 발표되면서 마필산업 전반에 시시각각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사감위는 사행산업 순매출액 비중을 오는 2013년까지 연차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58% 수준으로 감축 등을 골자로 한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확정안을 18일 발표했다.

사감위는 이날 매출총량제를 도입, 국내 GDP 대비 사행산업 순매출액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등을 고려한 0.58% 수준으로 낮추되 종합계획 정책방향 및 목표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연차별 계획을 수립, 국내 사행산업 전체 순매출액 및 총매출액 1차 총량을 설정키로 했다. 또 복권과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제외한 모든 사행산업 업종을 대상으로 중복 발급방지용 비실명 전자카드를 오는 2011년까지 도입키로 했다. 장외발매소(장외매장)의 경우 본장 중심 운영체제로 전환하고 도심지역 장외매장을 단계적으로 외곽이전, 또는 축소하며 장외매장 매출이 오는 2013년까지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않는 구조로 전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모바일 베팅제는 오는 2011년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2009년부터 1회 베팅 한도액 및 1일 베팅 횟수를 해당부처가 감축 운영토록 하고, 현행법상 허용되고 있는 전자식 복권의 경우도 보안성 및 중독성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거쳐 2011년 폐지여부를 결정한다. 이 밖에 사행산업 광고에 대한 세부 심의기준을 마련하고 현장 감독전문요원 운영, 불법 사행행위 신고센터 운영 활성화, 사행산업 시행기관 건전화 평가, 도박중독 예방교육 및 홍보강화, 도박중독 및 치유·재활체계 구축 등으로 사행산업 부작용을 해소키로 했다.

한편 사감위가 발표한 규제계획의 세부사항인 장외발매소 축소, 교차투표 제한, 전자카드 발급, 온라인 베팅 폐지 등 대부분 마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한국마사회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마필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감위가 제시한 총량제를 적용하게 되면 경마의 경우 2007년 1조8183억원의 순이익에서 내년엔 1조7938원으로 줄여야 할 전망이다. 특히 마사회 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장외발매소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허가가 원천 봉쇄되고 기존 발매소도 도시 외곽으로 옮겨야 한다. 또 2013년까지 장외매장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않는 구조로 전환된다. 현재 전체매출을 유지하면서 장외발매소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을 낮추기 위해선 경마공원을 신설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이를 위해선 최소 건설기간만 4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결국 장외발매소의 강제 폐지로 인한 전체매출의 급격한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사감위의 탄생 배경은 불법사행성게임물인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불법게임도박을 단속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아직 불법게임산업은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제도권 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에만 강한 규제책을 강행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특히 경마는 국가의 합법적인 사행산업 중에서도 사행성이 거의 없는 산업이다. 사행이라 함은 요행을 노리는 것을 일컫는다. 그런 의미에서 경마는 요행을 노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승패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몰아부친다면 세상에 사행 아닌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고 있는 사감위의 행태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세계적 비웃음거리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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