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숙 교수.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정유숙 교수팀, “치료 거부감은 줄이고 효과 기대”
말과 교감 통해 주의력 결핍 46%·과잉행동 및 충동성 55% 감소

말과의 교감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완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유숙 교수팀은 재활승마를 통한 ADHD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찾았다고 12월 17일 밝혔다.

재활승마가 ADHD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를 통계학적인 의미에서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유숙 교수팀은 지난 1년간에 걸쳐 6세 이상 13세 이하의 어린이 20명을 대상으로 주 2회 총 12주간 재활승마 치료를 받게 했다. 진행한 연구 결과 재활승마 치료를 받은 아이들은 ADHD의 주요 증상인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 증상 모두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ADHD 아동의 증상 정도를 판별하는 ARS(ADHD rating scale) 지표를 측정한 결과, 치료 이전보다 30% 이상 경감한 아이가 전체 20명 중 18명으로 90%에 이르렀다.

세부적으로 보면 치료 효과는 더욱 뚜렷하다. 주의력 결핍 부분에서는 치료 전 18.95점에서 재활승마 치료 후 10.20점으로 46%나 감소했다. 또 과잉행동 및 충동성 점수는 치료 전 14.65점에서 재활승마 치료 후 6.60점으로 55% 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ADHD로 인해 발생 가능한 이차적 어려움을 줄이는 데 재활승마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통계 수치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ADHD 아동들은 대체로 증상으로 인해 사회성 저하, 낮은 자존감, 삶의 질의 저하 등의 곤란으로 병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재활승마를 통해 아이들은 아동행동평가척도인 CBCL(Child Behavior Checklist)에서 사회적 미성숙 영역의 점수가 63.89점에서 60.55점으로 낮아졌다. 또 자존감을 평가하는 측정도구인 SES(Self-Esteem Scale)의 점수의 경우 27.55점에서 29.11점으로 향상됐고, 삶의 질의 평가기준인 PedsQL의 경우에도 78.66점에서 80.26점으로 증가했다.

이번 치료에 대한 아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재활승마 치료 이후 ADHD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조사에서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대해 93%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100%가 재참가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100명 중 6명꼴로 ADHD를 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치료율은 11%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는 ADHD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보지 않으려 했기에 조기에 치료적 개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로 승마를 매개로 한 새로운 치료 전기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정유숙 교수는 “현장에서 보면 아동의 의사 표현 증가, 적극적이고 즐거운 모습과 사교적인 행동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ADHD 치료에 있어 재활승마는 기존의 치료적 방법에 더해 추가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적 방법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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