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승마인의 밤 행사에서 사회를 보는 정성규 사무처장.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인터뷰 – 정성규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 사무처장

국내 승마계는 대부분 스포츠 종목이 그렇듯 엘리트와 생활체육으로 양분돼 있다. 이 가운데 생활체육을 대표하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회장 박남신)는 지난 9월 국민생활체육 전국종목별연합회가 발표한 성과 평가 결과에서 축구와 핸드볼 연합회에 이어 우수 등급을 받으며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았다.
대한승마협회에서 30년,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에서 10년 도합 40년 가까이 말과 승마인들과 함께해 온 한국 승마계의 살아 있는 역사, 정성규(64) 승마연합회 사무처장을 지난 12월 17일 직접 만나 현재 우리의 승마문화와 최근 발표된 승마 활성화 방안,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회를 앞두고 관련 현안에 대해 물었다.

- 2013년 시즌이 끝났다.
그간 승마연합회에서는 일본과 영국 등 관련 교재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고 회원 관리를 통해 1000여 명의 대회 참가 회원 확보도 이뤄냈다. 전국종목별연합회 성과 결과도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는 3위에 올랐고, 관련 감사에서도 큰 문제없이 진행해 왔다. 현재는 올해 진행된 대회와 전국민말사랑운동 평가 등 관련 사업을 총정리하고 있는 단계다. 대회 관련 시상과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 지난달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승마 활성화 방안’이 발표됐다.
승마연합회는 국민생활체육회 소속으로 주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체육정책과·체육진흥과)의 지원을 받고 있다. 농림부와 문체부, 교육부가 공동 발표한 승마 활성화 방안은 크게 보면 승마와 관광을 접목해 키우려는 정부의 의도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대한승마협회에 있을 때 소년 체전에 승마 종목을 넣고 싶었는데, 지원과 지자체의 인식 부족으로 하지 못 해 아쉬웠었다. 이번 활성화 방안에 소년 체전 승마 종목 포함과 대회 수를 늘리는 방안이 있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회를 치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승마대회가 많이 개최됐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 대회만 늘린다고 승마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런 차원에서 생활체육 대회에서는 미입상부와 강습부 종목을 만들어 동호인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는 생활체육 쪽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또 엘리트 대회와 달리 국산마들이 대회에 많이 참여하는 만큼 국내 말산업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관객 부족은 아쉬운 점이다. 이는 승마 활성화 방안의 관광 문제와도 연관된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한국마사회가 주관한 페가수스 페스티벌은 정말 좋은 행사였다. 하지만 승마대회도 같이 유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본다.

- 승마대회에 사람들이 오게 하려면 어떤 방안이 있을까.
사람들이 오게끔 만들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세계 각국의 승마대회를 다녀 봤었는데, 한 마디로 축제였다. 각종 부대행사가 열리고 먹거리가 풍성했다. 전국노래자랑 같은 노래자랑, 포토존 운영 외에도 단순한 승마 체험이 아니라 가족이 말이나 포니를 타고 행사장을 다니는 등 참여할 수 있는 축제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모두가 한데 어우러지는 행사로 정착되는 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역시 재정이 문제다. 한국마사회와 각 지방 지자체와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 내년에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적 대회가 열리는데.
대한승마협회에 있을 당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승마 종목을 진행했는데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은 또 성격이 다른 것 같다. 큰 대회를 치렀던 경험 있던 원로들도 이제는 은퇴한 상태다. 게다가 복합마술을 위해 크로크컨트리 종목도 해야 하는데 고정 장애물을 놓는 일부터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자원봉사자 교육, 국가에 따라 깃발을 올리는 일 등 세밀한 작업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벌써 내년 9월로 다가왔는데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 승마장은 여전히 열악하고, 승마산업 발전이 요원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승마장이 살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400여 곳의 승마장이 있다. 이번 승마 활성화 방안을 잘 보면 큰돈을 들여 승마장을 짓거나 개보수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승마장 모델을 개발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계절 승마가 가능하도록 시설 가리개 등을 지원해 주는 일은 큰돈이 드는 문제가 아니면서 승마장 영업에는 중요한 일이다. 승마장 관계자들과 함께 2박 3일간 워크숍을 가져 현재의 상황을 듣고 소통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노동부 직업훈련원처럼 각 지역마다 연수원을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기존 농가에서 말을 키우려고 할 때 기본 사양관리를 몰라 어려움을 겪거나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다반사다. 지역 농협 등과 연계해 부지를 제공받고 기본 사양관리에 대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농림부는 각 시군·지자체마다 다른 말산업육성 관련 조례나 관련 법안을 통일하고 행정 전문가를 각 시군마다 1명씩 두게끔 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 외에 지역마다 다른 사료값 통일, 보험료 단가 조정 등 할 일이 많다. 승마산업을 포함한 말산업의 현실을 정확히 아는 일이 중요하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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