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지난 18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는 사행산업 규제안을 발표하였다.
내년 장외발매소를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교차수신 비율을 50%로 제한하고, 전자카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장외발매소의 신규증설 불허와 장외발매소의 매출을 50%로 제한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우리경마는 향후 많은 규제로 인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규제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뚜렷한 묘안은 없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경마의 매출액 저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KRA(한국마사회)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의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이다. 얼마 전 신임 KRA회장은 지금까지 경마위주의 산업에서 승마를 포함한 다른 방향으로도 정책을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앞으로 KRA를 바라보는 외부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일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 본장인 서울경마공원에 다양한 체험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KRA에서는 여러 곳의 장외발매소에서 지역과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장외발매소의 신규증설을 불허하고 장외매출을 50%로 제한할 경우 본장의 매출액증대에 대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주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경마팬이 서울경마공원 본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제 경륜 및 경정과의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누가 더 많은 팬들과의 참여 프로그램을 많이 가져가느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마공원을 단순 베팅의 장소가 아닌 체험의 공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베팅의 관점으로는 경마인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설령 경마인구가 늘어났다고 해도 외부에서 KRA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경마공원을 경마뿐만 아닌 다양한 체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일본의 고베 아리마 온천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매년 500만 명이 이용하던 온천이 1990년대 들어 절반인 25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많은 고민 끝에 체험을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한 결과 최근 30%가 넘게 이용객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고객이 참여하고자 하는 주목적 이외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많은 이용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경마공원의 경우 그것이 말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면 더욱 좋겠지만 꼭 말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좋다. 많은 이용객이 즐거워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된다. 경마일에도 경마팬을 위한 승마강습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경마팬을 상대로 한 명예마주제도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지난 마주모집에서 고려해 보았다가 실시하지 못한 몇십 명이 하나의 마주를 이루는 공유마주제의 재검토도 해 볼 필요를 느낀다. 뿐만 아니라, 경마팬이 가상의 기수가 되어 경주를 펼쳐 볼 수 있는 체험관의 설치도 좋을 것 같다. 경마팬이 직접 가상의 경주에 참여함으로서 기수들의 경주전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의 좋은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다.

이제 경마와 경륜 그리고 경정은 다시 출발점에 서 있다. 지금까지 많은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사행산업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을 얼마나 빨리 깰 수 있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여기서 경마가 더욱 사랑받고 사행산업이라는 굴레에서 빨리 벗어 날 수 있느냐의 판단의 주체는 정부도 아니며 KRA도 아니다. 이것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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