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甲午年)의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말띠 해입니다. 지축을 울리는 청마(靑馬)들의 우렁찬 말발굽 소리가 한반도 곳곳에 진동하기를 기원합니다.
지금부터 120년 전 청말띠 해인 갑오년에는 우리 민족사에 엄청난 일들이 있었습니다. 조선 고종 31년(1894)에 동학교도 전봉준이 중심이 되어 동학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교조신원운동(敎祖伸怨運動)의 묵살,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의 불법 착취와 동학교도 탄압에 대한 불만이 도화선이 된 혁명은 조선 봉건사회의 억압적인 구조에 대한 저항이었습니다. 동학혁명 당시 국민의 대부분은 농민이었습니다. 전라도와 충청도 일대의 대부분 농민이 참가하는 운동으로 확산됐습니다. 그러나 동학혁명군 진압을 위해 청나라와 일본 2개 나라의 군사들이 한반도에 진주(進駐)하면서 혁명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 운동의 결과 청·일전쟁이 일어나고 갑오경장을 실시했습니다. 조선정부는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를 통해, 재래의 문물제도를 버리고 근대적인 서양의 법식(法式)을 본받아 새 국가체제를 확립하려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군국기무처는 이 해 6개월에 걸쳐 208건의 개혁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구질서에 종지부를 찍고, 정치·경제·사회 등의 모든 제도에 대한 근대적인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청일전쟁(1894∼1895)의 와중에서 일본군의 비호 아래 진행된 이 개혁은 대중의 호응을 크게 받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120년 후의 한반도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남북 및 이념 갈등, 계층 세대간 갈등,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 갈등, 가족해체, 자살률 1위 등 부끄러운 통계가 경상수지 흑자라는 달콤한 언어에 가려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드러내놓고 발전방향을 찾아야 120년 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산업계도 강도 높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경마산업에 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입장인원과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양화길로 접어든 것은 아닌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말산업을 구성하는 각 분야별로 집단의 이익을 내세우는 목소리들은 한층 더 커졌습니다. 시간제로 근무하는 마권발매종사원들도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파업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지난해 우리 경마산업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한 총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총량매출액을 훨씬 넘어 선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성적표입니다. 이렇게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복권이며 스포츠토토가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비해 마권은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접근성에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가 없는 불공정한 구조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도 안하고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한심합니다.
우리나라 말산업 위기의 핵심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법’과 이 법에 따른 사감위의 ‘경마산업 죽이기’ 입니다. 경마는 사행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사감위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모든 말산업 종사자들과 축산농민들의 간절한 열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말산업 육성은 복권이나 토토처럼 온라인 마권발매 부활과 동네 편의점에서의 마권구입이 이뤄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한국말산업의 구조적 모순은 여러 분야에서 여러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습니다. 모든 모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경마산업은 그 특성상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반대급부적인 또 다른 문제가 파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선진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역사를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물 안 개구리’식의 무사안일에 안주하거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복지부동’에 머무른다면 우리의 말산업은 그만큼 퇴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04년 겨우 파트3국에 진입했습니다. 파트1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말산업저널’ ‘경마문화신문’ ‘퍼펙트오늘경마’ 등의 종이신문과 인터넷 ‘KRJ방송’ ‘ARS` `SMS`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주식회사 레이싱미디어는 대한민국 말(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맡은 바 역할을 더욱더 성실하게 수행해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하는 한국의 말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힘차게 달려 나가겠습니다. 독자와 시청자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에 깊이 감사를 드리며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갑오년 청말띠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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