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11월30일) 부산경마공원의 예시장에서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광경이 펼쳐졌다. 제5경주 출전마 예시를 보던 경마팬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에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제1회 브리더즈컵(Breeder`s Cup) 경마대회에 출전한 7번마 ‘무적승리’(17조 장세한 조교사)의 예시를 담당하는 관리사들이 정장차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특별한 예시모습을 선보였던 ‘무적승리’는 비록 경주에선 6위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정장차림의 이색적인 예시모습은 경마팬 사이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되었다. 이런 특별한 모습이 연출된 것은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지난 11월 21일부터 우수 예시마(Best Dresser) 선정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 예시마(Best Dresser) 제도란 매주 경마일(금,일요일) 예시장에서 예시마의 손질상태와 예시를 담당하는 마필관리사 복장의 전체적인 세련미와 정돈됨을 평가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마방(소속조)을 선정,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수 예시마(Best Dresser) 선정에 있어, 예시마의 경우 피부청결상태, 밴디지와 털색의 조화도 등과 마필의 비만도·적절한 말굽 상태 등의 마체상태를 주로 평가하고, 마필관리사 복장의 경우 복장의 단정함, 안전모 턱 끈 등 착용 여부 등의 전체적인 복장의 깔끔함이 주요 평가항목이다. 평가는 예시장의 수의위원과 마장관리위원이 한다. 마방의 요청이 있을 경우 원하는 복장에 맞게 안전모 미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예시장 풍경에 경마팬들은 매우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이미 선진 경마국에서는 예시장에서부터 축제분위기가 넘쳐흐른다. 특히 경마대회에 출전하는 경주마들은 온갖 단장을 하고나와 경마팬들에게 선을 보인다. 조교사와 기수, 마필관리사는 물론이고 마주와 마주의 가족들까지 예시장에서 출전하는 말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쓰다듬으며 잘 뛰라고 격려하는 모습이 일반화해 있다.

예시장에 모여 있는 경마팬들은 해당 경주마의 조교사나 기수 마주에게 컨디션을 물어보기도 하고 파이팅을 외쳐주기도 한다. 조교사나 기수는 우승을 장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과에는 상관없이 말이다. 만약 우리나라 예시장에서 우승을 장담했다가 입상을 하지 못하면 단박에 ‘안갔다’ 또는 ‘빼먹었다’로 둔갑하고 만다. 경마문화가 다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 우수 예시마(Best Dresser) 제도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제도는 부사경남경마공원에 근무하는 한국마사회 직원의 창의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심판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창의제안을 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실시하게 되었다. 경주의 첫 시작인 예시과정은 경마팬들에게 경주마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첫 인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경마의 관전 스포츠로서의 격을 높일 수 있고 실제 마필예시를 하는 관리사 입장에서는 예시과정의 이벤트화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우수예시마제도 시행으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각 마방은 멋쟁이 경주마를 경마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군림하고 있는 경마는 모든 부문에서 품격이 높아져야 한다. 부산경공원이 우수예시마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앞으로 경마팬에게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좋은 제도는 부산경마공원 뿐만아니라 서울경마공원에서도 함께 시행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과 부산경마공원은 많은 부문에서 마치 서로 다른 나라의 경마처럼 따로따로 시행되고 있다. 하루빨리 좋은 제도를 중심으로 통합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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